쏟아지는 가상화폐 비관론… 결말은?
2018-06-19 14:43
BIS "거래규모 커질수록 신뢰 낮아져… 가치 상실 가능성"
일각에서는 "온라인의 금으로 자리잡을 것" 긍정 시각
일각에서는 "온라인의 금으로 자리잡을 것" 긍정 시각
국내외에서 가상화폐(암호화폐) 관련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10일 국내 7위 가상화폐 거래소인 코인레일이 해킹당했다. 피해액은 400억원으로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사고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지난 1월에는 일본 최대 가상화폐 거래 사이트인 코인체크가 5억 달러(약 5350억원)어치의 가상화폐를 도난당했다. 2월 이탈리아에서도 1억7000만 달러(약 1800억원) 규모의 사고가 발생했다.
이같이 반복되는 사고로 인해 가상화폐에 대한 비관론이 확산하고 있다. 가상화폐의 핵심 기반인 블록체인 기술이 해킹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롭지 못하다는 사실이 증명됐기 때문이다. 되레 거래 규모가 커질수록 기술의 안전성이 떨어질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또 투기 목적으로 가상화폐에 투자하는 사람들이 많아 사건·사고에 그대로 노출돼 있는 실정이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제결제은행(BIS)은 최근 연례 보고서를 통해 "가상화폐는 아직 황금 시간대를 맞을 준비가 되지 않았다"면서 "기존 주류 금융 서비스가 계속되는 한 (황금기를 맞는 것은) 결코 불가능할 것이다"고 밝혔다.
이어 "비트코인을 비롯한 각종 가상화폐가 의존하는 분산화 네트워크가 갖는 취약성 때문에 가상화폐에 대한 신뢰는 언제든 증발할 수 있다"며 "신뢰성에 문제가 있다는 것은 개별 거래의 불변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할 뿐만 아니라 가상화폐가 그냥 기능을 멈춰 전면적인 가치 상실을 초래할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고 경고했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도 지난달 CNBC와 인터뷰에서 "비트코인과 코인공개(ICO)는 투기이고 어느 정도 광기도 있어 보인다"며 "내가 만약 비트코인을 소유하고 있다면 다 팔아치울 것"이라며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반대편에서는 가상화폐가 금과 같은 자산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애플 공동 창업자인 스티브 워즈니악은 이달 초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에서 "비트코인은 순수한 금과 같다"고 말했다. 그는 비트코인이 전세계 단일 통화가 될 것으로 예상한 잭 도시 트위터 최고경영자(CEO)의 발언을 거론하면서 "전세계 단일 통화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잭 도시 트위터 CEO는 지난 3월 영국 일간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10년 안팎이면 비트코인이 세계 경제에서 달러화가 차지하는 지위를 빼앗을 것"이라며 "궁극적으로 세계 유일의 결제 수단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고 주장했다. 피터 틸 페이팔 공동창업자 역시 "비트코인은 시가총액이 가장 크기 때문에 온라인 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비트코인은 결제에 쓰이기는 너무 성가시다"며 "금고에서 절대로 움직이지 않는 금괴처럼 온 세상이 무너질 때를 대비하기 위한 손실 방지책"이라 말했다.
미국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은 올해 초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화 결제수단의 디지털 자산으로서 잠재력을 무시해선 안 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보고서는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화 결제수단은 흥미로운 투자이자 포트폴리오 분산 수단으로서 발전할 잠재력이 있다"며 "시간이 흐르면 비트코인 자체가 금과 유사한 성격을 띨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