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RE] 설렘과 긴장 교차하는 싱가포르…센토사 섬 호텔 유력 개최지로 부상

2018-06-04 11:27
블룸버그 "카펠라 호텔 정상회담 시기 예약상황 확인안돼"
회담에 들뜬 싱가포르…트럼프ㆍ김정은 이름 칵테일도 등장

싱가포르의 에스코바에서 북·미정상회담을 기념해서 만든 버번 베이스의 트럼프 칵테일(오른쪽)과 한국의 소주 베이스인 붉은 색의 김정은 칵테일. [사진=Escobar ]

센토사 섬에 위치한 카펠라 호텔 [사진=카펠라 호텔 공식 사진]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의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만나는 '세기의 회담'이 치러질 장소가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교도통신과 마이니치 신문 등 일본 언론은 6월 12일로 예정된 정상회담이 싱가포르의 유명한 휴양지인 센토사 섬에서 열릴 가능성이 높다고 3일 보도했다.

교도통신은 회담의 진행 내용에 대해 알고 있는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측이 이번 회담의 장소로 센토사를 지목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북한 측은 아직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계자는 "북한의 확답이 아직 나오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면서도 "아마도 미국과 북한 사이의 의사소통에 시간이 걸리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개인적 선호 역시 감안해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정상회담과 관련된 일부 실무적 문제는 여전히 유동적이라고 밝혔다. 

가장 유력한 후보지로 떠오른 센토사는 작은 부속섬으로 싱가포르 본섬에서 남쪽으로 약 800m 떨어져 있으며, 본섬과는 380m에 달하는 다리로 연결돼 있다. 크기는 동서길이 4㎞, 남북길이 1.6㎞이며, 지명은 말레이어로 '평화와 고요함'을 뜻한다. 유니버설 스튜디오와 오성급 고급호텔들, 카지노, 대형 컨벤션 센터 등 각종 편의시설이 구비돼 있는 곳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4일 싱가포르의 주요 호텔 중 미국 실무준비팀이 머물러 온 센토사 섬의 카펠라 호텔만이 현재 이달 12일 전후로 객실과 식당 예약이 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실제로 부킹닷컴 등 국제적인 호텔 예약사이트에서도 카펠라 호텔은 정상회담 전후로 예약 가능한 객실이 없는 것으로 나오고 있다. 

역사적 회담을 개최하게 된 싱가포르는 상당히 고무된 모습이다. 싱가포르 정부는 최근 북한 대표단 숙박 비용 대납을 비롯해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최대한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응 엥 헨 싱가포르 국방장관은 샹그릴라 호텔에서 열렸던 제17차 아시아안보회의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미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열리도록 노력하겠다"라면서 북한 대표단의 숙박비용 대납도 가능하다고 말했다고 싱가포르 언론 '스트레이츠타임스'는 지난 3일 전했다.  

호주 언론인 뉴스닷컴은 정상회담이 2주도 채 남지않은 상황에서 싱가포르는 실무적 준비를 위해 정신없이 움직이고 있다고 전했다. 싱가포르 정부는 양국 대표와 관료들뿐만 아니라, 대략 3000여명의 기자들이 찾는 과정에서 장소 마련과 보안 유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뉴스닷컴은 "최근까지 적대국이었던 양국이 만나는 자리인 만큼 회담 준비가 세세한 부분까지 세밀하게 준비되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스트레이츠타임스는 독자들을 상대로 정상회담이 열리는 장소 후보지에 대한 설문조사까지 벌이면서 관심을 보이고 있다. 37%에 달하는 독자들은 샹그릴라와 같은 호텔에서 회담이 열리는 것으로 예측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번 정상회담 개최를 관광상품으로 활용하는 가게들이 나오기도 했다. '트럼프'라는 이름이 붙은 푸른색의 버번 칵테일과 '김(Kim)'이라는 이름이 붙은 붉은색 소주 칵테일을 파는 식당도 등장했다. '북미결전(US-North Korea showdown)'이라는 이름이 붙은 술자리 게임도 등장했다고 뉴스닷컴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