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핵무기 준비하는 중국…미·중·러 '핵 삼국지' 시작될까

2018-05-31 18:19
中, 로켓군 창설에 이어 200여차례 핵폭발 시뮬레이션 시험
핵탄두 보유량 러시아는 7300개, 미국은 7100개…중국은 260개에 불과

관영 차이나데일리는 중국 인민해방군이 최근 둥펑-16 미사일 부대의 훈련 동영상을 공개했다고 보도했다.[<저작권자 ⓒ 1980-2017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6월 12일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반도 비핵화의 시계가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이와 무관하게 중국은 차세대 핵무기를 준비하며 자국의 핵능력을 키우고 있다.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SCMP)는 5월 28일 중국공정물리연구소의 보고서를 인용하며 "중국이 차세대 핵무기 개발을 공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은 2014년 9월부터 지난해 12월에 이르기까지 핵무기의 폭발력을 시험하기 위해 200여 차례의 실험을 진행했다. 이 실험은 실제 핵폭발이 아닌, 가상의 시뮬레이션을 이용해 실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SCMP는 중국의 주요 핵무기 설계 시설이 위치한 쓰촨(四川)성 미엔양(綿陽) 지역의 지하 연구소에서 1주일에 1번 이상 커다란 폭발음이 발생한다고 전했다.

중국이 차세대 핵무기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이유는 앞선 핵 능력을 가진 미국과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러시아 또한 핵능력 강화에 몰두하고 있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월 연두교서에서 "핵무기를 현대화하고 재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하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역시 "새로운 핵미사일을 개발했다"고 맞받았다.

미국의 비정부기구인 군축협회(ACA)에 따르면, 2016년 기준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은 핵탄두를 보유한 국가는 약 7300개를 보유한 러시아다. 보유량이 7100개 수준인 미국이 그 뒤를 잇는다. 중국은 4위를 차지하고 있으나 핵탄두는 260개에 불과하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패권 경쟁을 펼치고 있는 미·러에 비하면 처참한 수준이다.

핵무기 경쟁에서 다른 두 나라에 비해 중국이 유난히 뒤처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신성호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지난해 2월 '미·중 핵 군사 전략 경쟁' 보고서를 통해 중국의 '선제불사용(no first use)' 정책을 원인으로 꼽았다. 중국은 1964년 10월 핵실험에 성공한 이래 '최소 억제' 개념에 근거한 핵정책을 고수해 왔다. 적국이 중국에 핵공격을 가하는 경우에 한정해 핵무기로 대항하겠다는 것이다.

신 교수는 "이러한 중국의 입장은 다른 핵국가에 비해 상당히 다른 접근"이라며 "미국과 소련이 냉전기간 지상과 바다, 하늘에서 핵공격을 수행할 수 있는 '핵 3원 체제'의 모든 분야에서 양적·질적 핵 경쟁을 벌였다면, 중국의 핵전력은 최소 규모의 지상발사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주로 의지해 왔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중국은 '대국굴기'와 함께 핵능력의 강화를 꿈꾸고 있다. 중국은 2015년 국방백서에서 선제불사용 원칙을 재확인하면서도, 핵전력 보강과 현대화를 지속하겠다고 천명했다. 실제로 중국은 2015년 로켓군을 창설해 육군, 해군, 공군과 함께 제4의 독자적 전략군으로서 운용하고 있다. 전략핵잠수함과 더불어 중국의 핵전력을 포괄적으로 발전시키겠다는 의도로 추측된다.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중국의 참여로 인해 3국간의 핵경쟁이 격화될 소지가 있다고 경고했다. 신 교수는 "최소한의 핵억제 확보를 위한 중국의 노력이 실질적인 핵군비 경쟁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