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성범 인바이유 대표 "쉽고 단순한 보험시대 열 것"
2018-05-28 19:00
美 유학기간 다양한 보험산업 견학
한국 보험시장 고객친화적 전환해야
미니 운전자보험, 간편 가입절차 인기
펫보험 등 끊임없는 신상품 개발 계획
한국 보험시장 고객친화적 전환해야
미니 운전자보험, 간편 가입절차 인기
펫보험 등 끊임없는 신상품 개발 계획
인바이유 아주초대석[남궁진웅 기자, timeid@ajunews.com]
해외여행보험은 3일 기준 통상 1만원이 넘는다. 그러나 인바이유에서는 3000원 이하 보험료만 내면 상품에 가입할 수 있다. 보장 내용이 크게 다르지도 않은데 가격이 3배 이상 차이가 난다.
비밀은 보험사의 사업비에 있다. 대부분 보험사들은 고객이 낸 보험료를 전부 고객에게 되돌려주지 않는다. 보험사가 계약을 유지·관리하기 위해 사용하는 사업비를 보험료에서 차감하는 탓이다. 이 사업비에는 설계사 수당, 판매촉진비, 점포운영비, 보험사 직원급여 등이 포함돼 있다. 보험 계약 유지를 위해 꼭 필요하긴 하지만 고객에게 직접적인 이득을 주지는 않는다.
결국 고객 입장에서는 사업비가 적을수록 보험료가 줄어든다는 의미다. 크라우드 보험 플랫폼 인바이유는 사업비를 최대한 줄여 보험료를 낮추는 데 성공했다. 동일한 위험 보장을 원하는 소비자층을 확보, 그에 맞는 보험 상품을 개발·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폐쇄적인 국내 보험시장에서 사업 착안… '단순하고 쉬운 상품' 개발 집중
"12년 정도 미국에서 유학하는 동안 해외 보험산업을 볼 기회가 많았습니다. 해외보다 폐쇄적인 국내 보험시장에서 새로운 걸 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복잡한 구조나 특약을 걷어내고 단순한 보장 서비스에 집중하면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인슈어런스 바이 유(Insurance by you)'의 줄임말인 인바이유라는 사명에서부터 그의 철학이 묻어난다.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단순하고 쉬운 보험 상품이 적지 않은데 국내에서는 유독 이런 상품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고객이 간단하고 편리하게 가입할 수 있도록 단순한 보장·서비스에 집중했습니다."
지금까지 인바이유가 내놓은 상품들은 복잡하지 않아 간단히 가입할 수 있고, 보험료도 저렴하다. 인바이유가 한화손해보험과 합작해 출시한 운전자보험은 월 보험료 1500원 수준으로 '미니 운전자보험'이라고 불릴 정도다. 물론 보장 내역은 웬만한 운전자보험 못지않다.
"너무 보험료가 저렴해서 정말 보험금이 지급되는지 믿지 못하는 고객도 많았는데, 보험금을 받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우려가 해소되고 있습니다. 손해율 측면에서는 좋지 않지만 마케팅 측면에서는 도움이 됐습니다."
이 같은 보험 상품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입소문을 타면서 인바이유의 고객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창립 5개월 만에 약 5만명의 고객을 보유하는 등 성장세가 가파르다.
간편한 가입절차가 인기 비결이다. 모바일 금융플랫폼인 '토스(Toss)'에서 인바이유의 보험 상품에 가입할 경우 가입자 이름과 생년월일만 입력하면 바로 가입할 수 있다. 보험사들이 요구하는 공인인증서 등도 필요하지 않다. 황 대표는 개인적으로 공인인증서가 너무 싫다며, 앞으로도 공인인증서가 필요 없는 시스템을 유지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목표는 간편 보험 대중화… 온라인 보험사 라이선스에도 도전
"금융 소비자들이 가장 어렵게 생각하는 보험 분야를 쉽게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쉽게 구매해서 다른 사람에게 선물로 줄 수 있을 정도로 간단한 보험 상품을 꾸준히 만들어 보겠습니다."
황 대표는 인바이유의 최종 목표로 보험 상품의 단순화와 보험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를 꼽았다. 간단한 보험을 대중화시켜 보험 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줄이겠다는 의미다. 대부분 고객이 보험이 꼭 필요하다는 데 동의하지만 실제 보험 가입은 주저하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 보험 상품이 너무 어려워 자신에게 어떤 도움이 되는지 명확하게 파악하기 어려운 탓이다.
인바이유가 현재 준비하고 있는 반려동물보험(펫보험)도 이 같은 생각과 맞닿아 있다. 지금도 국내에 펫보험이 존재하지만 소비자가 원하는 보장과는 동떨어져 있다는 게 황 대표의 생각이다. 그는 '반려동물 대상의 실손보험' 같은 상품을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려동물의 치료비를 실제로 보장해주는 간단한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는 얘기다.
"펫보험뿐 아니라 다른 보험 상품도 준비하고 있는 게 많습니다. 아직 원수사와 협의가 끝나지 않아 모두 말씀드릴 수 없지만 올해나 내년에 차례차례 시장에 내놓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인바이유의 중장기 목표는 온라인 전문보험사로의 변신이다. 현행 법규에 따라 온라인 전문보험사는 이미 30% 완화된 자본 규제를 받고 있다. 일반 보험사가 300억원의 자본금이 필요하다면 온라인 전문보험사는 210억원의 자본금만 있으면 된다.
추가로 이번 정부에서 특화보험사 등에 자본금 요건을 완화하는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맞춰 인바이유는 앞으로 3년가량 성장한 다음 온라인·특화보험사로 라이선스 취득을 노리겠다는 포부다.
"보험사로 라이선스를 취득하면 고객들에게 더 여러 가지 혜택을 줄 수 있을 것 같아 열심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다만 아직 준비 단계라 건전성 규제 대비나 내부 시스템 선진화 등 여러 작업이 필요한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