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정상회담 취소, 트럼프는 최선희 부상 담화문 듣고 ‘안 되겠다’ 생각했던 것”

2018-05-25 15:20
“리비아 전철 밟는다는 건 김정은 제거 의미”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을 취소한 것은 북한 외무성의 최선희(사진) 부상 담화가 결정적 요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25일 MBC '이범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한 인터뷰에서 북미정상회담 취소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총체적인 판단을 해보니까 지금 6월 12일이면 20일도 안 남았잖아요”라며 “그런데 두 번이나 국무장관이 가서 김정은 위원장과 만나서 원칙적인 비핵화 합의는 했지만 결국은 그 한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얘기한 그 매우 짧은 시간에 ’모든 포괄적인 비핵화를 시행한다‘라고 하는 데 대해서 북한이 계속해서 난색을 표명하고 그러면서 이제 기싸움이 계속돼 오던 가운데 폼페이오 장관이 ’싱가포르 정상회담 20일 밖에 안 남았으니까 이제 준비하자‘고 북한한테 어떤 실무적인 내용에 대해서 논의하자고 했는데 북한이 여기에 응하지 않은 거죠”라고 말했다.

홍현익 수석연구위원은 “그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기본 인식은 북한은 그야말로 미국의 경제적으로 보면 1/600밖에 안 되는 정말 보잘 것 없는 나라라고 생각하는데 ‘핵무기 하나 가지고 저렇게 떠들어대는데 그 1:1로 대응해서 대화를 해주고 정상회담까지 하겠다고 하고 하는데도 자기가 세운 최소 기준에 부합되지 않은 행동을 한다’ 이렇게 계속해서 누적적으로 생각해왔던 거죠”라며 “그런데 문재인 대통령 만나서 얘기하는 가운데 문 대통령께서는 지금까지 미국에서 나온 얘기들은 ‘북한의 비핵화 부분만 얘기했지 체제보장이나 경제지원 이런 얘기를 안 했으니까 그쪽이 균형되게 나와야 된다’ 이런 얘기를 했지만 사실 그때까지만 해도 트럼프 대통령이 아직까지는 정상회담을 해야 되겠다고 생각을 한 것 같은데요”라고 밝혔다.

이어 “회의는 계속하면서 그렇지만 해야 되겠다 생각을 했는데 결정적인 게 어제 나온 최선희 그 부상의 담화문 내용에서 ‘이건 더 이상 안 되겠다’ 이렇게 생각했던 것 같아요”라며 “북핵 문제에 있어서 최근에는 최선희가 대표적으로 북한을 대표해서 미국과 회담했던 사람이죠. 비공식회담들이지만. 그런데 최선희의 이 담화에 나온 게 그렇게 뭐 아주 예의에 어긋나는 얘기는 아니지만 굉장히 원색적으로 미국 부통령을 비판하고 있어요”라고 지적했다.

북한 외무성의 최선희 부상은 24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보도된 담화에서 “미국 부대통령(부통령) 펜스는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북조선이 리비아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느니 ‘북조선에 대한 군사적 선택안은 배제된 적이 없다’느니, ‘미국이 요구하는 것은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라느니 뭐니 하고 횡설수설하며 주제넘게 놀아댔다”며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의 최근 발언을 비판했다.

이어 “대미 사업을 보는 나로서는 미국 부대통령의 입에서 이런 무지몽매한 소리가 나온 데 대해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담화문이 알려진 후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을 취소했다. 이에 앞서 펜스 부통령은 지난 21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분명히 밝힌 것처럼 만약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이 합의를 하지 않는다면 이번 사안은 리비아 모델이 끝난 것처럼 끝나고 말 것”이라고 말했다.

홍현익 수석연구위원은 “최선희가 지목한 게 뭐냐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리비아 해법이 아니라 트럼프 해법’이라며 ‘이것은 한국에 번영을 가져다 준 경제재건 해법이다’ 이런 식으로 얘기하는 데도 펜스 부통령은 자기가 보수의 대명사니까 만약 북한이 6월 12일 날 정상회담에서 비핵화의 성의를 안 보인다면 리비아의 전철를 밟을 수밖에 없다. 리비아의 전철을 밟는다는 건 김정은이 제거된다는 걸 뜻하는 거거든요”라고 지적했다.

홍현익 수석연구위원은 북미정상회담은 취소됐지만 앞으로 회담의 여지는 남아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