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재판 MB "다스는 형님 회사…뇌물 혐의, 충격이자 모욕"

2018-05-23 15:40
​12분 모두 발언 "비통한 심정…재판 거부 고민”
재판부, 첫 공판 언론 공개 결정

110억원대 뇌물수수와 350억원대 다스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다스 비자금 횡령‧뇌물수수 등 혐의로 기소된 이명박 전 대통령(77)의 첫 정식 재판이 23일 열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7부(부장판사 정계선)는 이날 오후 2시 417호 대법정에서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정식 심리에 들어갔다.

이 전 대통령은 재판이 시작되기 1시간 전인 오후 1시쯤 서울동부구치소 호송차를 타고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3월 22일 구속된 이후 62일 만이다.

재판 시작 후 신원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재판장이 직업을 묻자 이 전 대통령은 “무직”이라고 짧게 답했다. 검찰의 공소요지 낭독 후 오후 2시 16분부터 약 12분 동안 이 전 대통령의 모두 발언이 이어졌다.

이 전 대통령은 모두 발언에서 “비통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기소 이후 재판 거부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특히 실소유주 의혹을 받는 다스에 대해선 “1985년 제 형님(이상은)과 처남이 회사를 만들어 현대차 부품 사업에 참여한 것”이라며 “30여년간 회사 성장 과정에서 소유 및 경영과 관련해 어떤 다툼도 없던 회사에 국가가 개입하는 것이 맞는지에 대한 의문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정치를 시작하며 권력이 기업에 돈을 요구하고 응하지 않으면 세무조사로 보복하는 일은 다시는 있어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며 "제가 삼성에서 뇌물을 받았다는 건 충격이고 모욕"이라고 불쾌감을 표시했다.

이날 법정에 검찰측에서는 수사를 맡았던 신봉수 첨단범죄수사1부장, 송경호 특수2부장 등 8명이 출석했다. 변호인 측에서는 강훈‧최병국 변호사 등 4명이 자리했다.

한편, 이날 첫 공판은 언론을 통해 외부에 공개됐다. 재판부는 사안의 중대성, 국민적 관심사 등 공공의 이익을 고려해 정식 재판 시작 전 언론에 법정 촬영을 허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