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무 LG회장 별세] 구본준 LG 부회장, 장자승계 원칙 따라 독립할 가능성 높아

2018-05-20 14:33

구본준 LG 부회장[사진=LG 제공]



구본무 LG 회장 별세 이후 구본준 LG 부회장은 따로 독립하게 될 것으로 관측된다.

구광모 LG전자 B2B사업본부 정보디스플레이(ID) 사업부장(상무)이 장자승계의 원칙에 따라 총수에 오르는 수순을 밟으면서 선대들의 전통을 따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다른 형제들은 그룹 경영에서 손을 떼고 퇴진하는 LG가(家)의 전통이 이번에도 지켜질 것으로 예상된다.

◆구 부회장 ㈜LG 지분 7.72% 밑천 삼을 듯

LG그룹의 장자인 구 상무가 경영권을 승계하면 구 부회장이 그 대상이 된다. 구 부회장은 고 구 회장의 4형제 중 셋째다. 그는 현재 LG그룹 지주사인 ㈜LG의 지분 7.72%를 보유한 2대 주주다. 이 지분을 바탕으로 일부 계열사나 사업부문을 분리해 독립할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벌써부터 일각에서는 LG상사와 판토스 등 상사 부문 또는 디스플레이 사업 등을 구 부회장이 들고 나갈 것이라고 언급되지만, LG그룹 내에서는 아직 정확히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한 관계자는 “아직 경황이 없는 만큼 내부적으로 교통정리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라며 “지분 매각 자금만 들고 독립하는 방안 등 여러 설이 나오고 있지만 좀 더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LS그룹과 LIG그룹 등 대표 사례
지금까지 LG그룹은 2~3세로 경영 승계 시마다 형제들이 퇴진해왔다. LS그룹이나 LIG그룹 등이 '장자 승계, 형제 퇴진'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구인회 LG 창업주의 바로 아래 동생인 구철회 명예회장의 자손들은 1999년 LG화재를 만들어 그룹에서 독립한 뒤 LIG그룹을 만들었다.

또 여섯 형제 중 넷째인 구태회, 다섯째 구평회, 막내인 구두회 형제는 2003년 계열분리해 LS그룹을 설립했다. LG그룹에 속했던 LG전선, LG산전 LG니꼬동제련 등을 들고 나가 독립한 것이다.

구 회장의 부친인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으로부터 경영권을 물려받던 1995년에도 LG반도체를 이끌던 구자학 아워홈 회장과 유통사업을 담당하던 구자두 LB인베스트먼트 회장이 계열사 경영에서 손을 뗐다.

구 회장의 4형제 중 둘째(구본능 회장)와 넷째(구본식 부회장)도 일찌감치 LCD(액정표시장치) 모듈 등 전자 부품을 생산하는 희성그룹을 설립해 독립했다.

◆당장은 변화 없을 듯
다만 와병 중인 구 회장을 대신해 총수 대행 역할을 해온 구 부회장의 역할에 당장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예측된다. 구 부회장의 독립과 구 상무 체제의 안착까지는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구 부회장이 그간 구 회장을 대신해 그룹 경영 전반의 실무를 챙겨온 역할을 당분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시간이 걸리더라도 LG의 장자승계에 의한 전통에 따라 독립해서 별도 영역을 개척하는 것은 지켜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