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 캠프, '팀플레이' 민주당…'나홀로 선거' 한국당

2018-05-20 18:17
김경수·이재명·박원순 대규모 선대위…중앙당 지원부대 총력
당 지지율 부진한 한국당…김태호·서병수 등 홀로 '고군분투'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경남도지사 후보가 17일 오후 창원시 의창구 STX빌딩에서 열린 자신의 선거사무실 개소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6·13 지방선거'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20일,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각기 다른 모습으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민주당 후보들은 '매머드급' 선거대책위원회(선대위)를 꾸리며 중앙당과 나란히 세를 과시하는 반면, 한국당 후보들은 중앙당과 거리를 두며 '나홀로 선거'를 이어가고 있다.

민주당은 '원팀'을 내세우며 격전지 진영을 갖춰나가는 중이다. 특히 중앙당 차원에서 이번 지방선거의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경남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지방선거가 실시된 이후 민주당 후보가 한 차례도 승리한 적 없는 '보수의 텃밭'에서 확실한 바람몰이로 일찌감치 승기를 잡겠다는 각오다. 최근 김 후보가 야당의 '드루킹 사건(민주당원 댓글 조작 사건)' 공세로 곤혹을 치른 만큼 더욱 결집하는 모양새다.

김경수 민주당 경남지사 후보 선대위는 아직 명단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중앙선대위에 버금가는 규모로 꾸려질 전망이다. 이미 안민석·김두관·신동근·박주민·김병욱 의원 등 5명은 '독수리 5형제'를 자칭하며 '지원부대'로 나섰다.

설훈·전현희·제윤경 등 경남에 연고가 있는 의원들도 합류했으며, 제 의원은 캠프 대변인으로 활약하고 있다. 이철희·황희 의원은 상주하며 경남 선거를 돕는 가운데 우상호 의원도 경남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방증하듯 지난 17일 김 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은 민주당 의원총회를 방불케 했다. 추미애 대표, 홍영표 원내대표는 물론 수십명의 현역 의원이 몰렸다.

3선에 도전하는 박원순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캠프도 대규모 선대위를 꾸리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선대위원 1차 구성만 완료한 상태인데도 벌써 캠프 내 주요 직책에 참여한 국회의원은 28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서울 지역 의원은 무려 24명이다.

후보 경선 과정에서 경쟁한 박영선·우상호 의원은 '원팀'을 선언하며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아 캠프를 진두지휘하기로 했다. 우원식 전 원내대표와 진영·안규백 의원도 상임선대위원장에 이름을 올리며 전면 지원할 방침이다.

실무총책임자인 상임선대본부장에 남인순·홍익표 의원, 비서실장에 김영호, 수석대변인에 고용진·박경미, 전략본부장에 박홍근·금태섭 의원과 천준호 강북지역위원장이 이름을 올리면서 지원을 약속했다. 전체적인 선거 상황을 관리하는 역할은 기동민 의원이, 박 후보의 전략기획 특보 역할은 이철희 의원이 맡았다.

이재명 민주당 경기지사 후보는 일찌감치 선대위 구성을 마치고 본격적인 선거준비 태세에 돌입했다. 민주당 경기도당은 지난 12일 서수원 칠보체육관에서 필승 전진대회를 여는 동시에 '원팀' 선대위 구성을 발표했다.

상임선대위원장은 경기도당 위원장인 박광온 의원과 도지사 경선 후보였던 전해철 의원·양기대 전 광명시장이 함께 맡는다. 공동선대위원장에는 설훈·안민석·조정식·김태년·백재현·김상희·이용득·김두관 의원이 함께한다. 총괄선대본부장은 윤호중 의원, 종합상황본부장은 이원욱 의원, 수석대변인은 이재정 의원이 맡아 힘을 보탠다.

김태호 자유한국당 경남지사 후보(가운데)가 지난 16일 경남 진주시 중앙유등시장을 찾아 상인들과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에 반해 한국당 후보들은 민주당과 달리 중앙당 지원 없이 고군분투하는 분위기다. 2010년과 2014년 지방선거에서 의원들이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을 내세우며 대통령 마케팅을 하던 것과 선거유세 방식은 크게 달라졌다.

정치권에선 이 같은 이유를 당 지지율이 지지부진한 데다가 파괴력 큰 중앙 간판 정치인이 없기 때문으로 분석한다. 지역 현안과 인물이 좌우하는 지방선거에서 중앙당 지도부가 나서봐야 득표에 별로 도움이 안 된다는 평가다.

따라서 후보에 대해서는 우호적 평가가 높은 곳일수록 조용한 선거를 치르고 있다. 당과는 일정 거리를 두면서 후보의 '인물론'을 적극 부각하는 전략이다.

김태호 한국당 경남지사 후보는 김경수 후보의 대대적인 세 과시와 달리 한껏 몸을 낮췄다. 경남도당의 경우 선대위는 출범했지만 중앙당에 알리지 않고 지역 차원에서 조용히 출범식을 치렀다. 이와 관련해 김 후보는 "지지자들과 지역주민들의 불편을 덜어주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부산시당도 서병수 부산시장 예비후보를 비롯한 16개 구·군 기초단체장과 시의원, 기초의원 후보자 등만 참석해 발대식을 치렀다. 홍준표 대표 등 당 지도부는 참석하지 않았다.

서울·경기·인천과 대전·충청 등 그나마 여권과 겨뤄볼 만한 지역에서도 중앙당의 유세 지원을 요청하지 않고 각개전투하고 있다. 남경필 한국당 경기지사 후보가 대표적이다.

홍 대표는 필승결의대회차 전국을 권역별로 돌아다니긴 했지만 유세현장에는 투입되지 않고 있다. 다만 남북 정상회담, 북미 정상회담 등 대형 이슈까지 겹치면서 야권에 절대적으로 불리한 선거 환경인 만큼 사회관계서비스망(SNS)상에서 북핵, 드루킹 사건 등을 언급하며 후보들을 후방에서 지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