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고위급회담 무기연기 통지문으로 알려와…이유는 한미 연합공중훈련

2018-05-16 06:45

조명균 통일부 장관(왼쪽 세번째)과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1월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열린 남북 고위급회담 종료회의에서 공동보도문을 교환한 뒤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북한이 16일 판문점에서 열릴 예정이던 남북고위급회담을 회담 당일 새벽 갑작스럽게 '무기 연기' 통보해 왔다.

북한은 이날 새벽 0시30분께 고위급 회담 시작 시각을 채 10시간도 남겨놓지 않은 시점에서 고위급회담 북측 대표단 단장인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명의의 통지문을 보내 한미 공군의 연례적 연합공중훈련인 '맥스선더'를 문제 삼아 회담을 '무기 연기'한다고 알려왔다.

북한은 15일 오전 9시를 넘긴 시각에 '고위급회담을 16일에 개최하자'고 판문점 연락관 채널을 통해 우리 측에 제안했으니, 이로부터 15시간여 만에 일방적으로 '무기 연기'를 통보한 셈이다.

북한은 16일 새벽 3시께 송고한 '조선중앙통신 보도'를 통해 '고위급회담 중지'를 공식화했다.

통일부는 이날 북한이 '고위급회담 중지'를 발표한 직후 기자들에게 한 공지를 통해 이렇게 밝힌 뒤 "이에 따라 오늘 예정된 회담은 개최되지 않으며 정부 입장은 유관부처 협의를 거쳐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이날 '조선중앙통신 보도'에서 한국과 미국 공군의 대규모 연합공중훈련인 '맥스선더' 훈련을 비난하며 16일로 예정됐던 남북고위급회담을 중지하겠다고 밝혔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측이 회담 일정 협의 과정에서 연합훈련을 문제 삼는 분위기는 전혀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특히 '맥스선더' 훈련이 지난 11일 시작됐다는 점에서 북한이 이를 문제 삼아 '회담 중지'를 통보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도 없지 않다.

통일부는 이날 새벽 북측의 '회담 중지' 통지문이 전해지자 고위급회담 우리측 수석대표인 조명균 장관을 비롯한 간부들이 거의 잠을 자지 못한 채 향후 대책 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통일부와 국가정보원 등 유관부처를 중심으로 북한이 갑자기 회담 중지를 밝힌 배경을 분석하며 입장을 정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 당국자는 "정부 입장은 유관부처 협의를 거쳐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