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식 전 국무총리 별세…향년 91세

2020-04-12 15:54

노태우 정부 시절 국무총리로 재직했던 정원식 전 총리가 별세했다. 향년 91세.

12일 유족과 의료계 등에 따르면 정 전 총리는 신부전증을 앓아 3개월여 전부터 투병을 해왔으며 이날 오전 10시께 별세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졌다.

황해도 출신인 정 전 총리는 서울대 교육학과를 졸업했으며 1962년부터 교편을 잡았다. 1988년 12월 노태우 전 대통령에 의해 문교부 장관으로 발탁됐다. 장관에 임명된 후 1989년 5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창립되자 "교원의 정치 활동은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한 헌법정신에 비춰 인정할 수 없다"며 강경 대응했다.

그는 1991년 5월 국무총리 서리로 임명됐으며 같은해 6월 취임을 앞두고 한국외대에서 마지막 강의를 마치고 학생들로부터 나오다가 밀가루 봉변을 당하기도 했다.

총리 재임 기간 중 가장 큰 업적으로는 남북기본합의서 서명이 꼽힌다. 정 전 총리는 1991년과 1992년 남북고위급회담 한국 측 수석대표로 평양을 방문해 김일성 주석을 면담했다.

1991년 12월 11일부터 이틀간 서울에서 열린 5차 남북고위급회담에서는 '남북화해'와 '불가침', '교류협력' 등을 골자로 한 남북기본합의서 내용을 완전히 타결해 서명했다.

정 전 총리는 1992년 2월 19일∼20일 평양에서 열린 6차 회담에서 연형묵 정무원총리와 '한반도 비핵화에 관한 공동선언'을 체결했다.

모든 공직에서 물러난 후에는 '종북세력 청산'을 요구하는 단체의 고문으로 활동하는 등 보수 성향 원로 교육학자로 활동해왔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