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대만의 경제계가 미·중 무역전쟁 속에서 경제협력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10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지난 9일부터 이날까지 대만 타이베이에서 대만국제경제합작협회(CIECA)와 공동으로 '제43차 한·대만 경제협력위원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박근태 한·대만 경협위원회 위원장(CJ대한통운 사장)은 개회사에서 "미중 무역전쟁 등 통상환경의 격화 속에 양국 간 공동 대응이 필요하다"며 "특히 한국의 신남방정책과 대만의 신남향정책의 협력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경련에 따르면 이번 경협위에서는 중소기업 강국인 대만의 아시아 실리콘밸리 계획과 관련해 주된 논의가 이뤄졌다.

앞서 대만은 2016년 스타트업 및 연구개발(R&D)센터 등 성공기업 100개 육성, 사물인터넷(IoT) 분야 세계 점유율 5% 달성 등을 골자로 하는 벤처기업 육성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이를 위해 전담 기관인 아시아실리콘밸리개발청(ASVDA)을 설립하고, 타오위안 공항을 중심으로 실리콘밸리 구축을 추진 중이다. 계획 중 하나로 구글은 대만의 인공지능(AI) 관련 인력 300명을 채용했고, 마이크로소프트는 3400만 달러 규모의 AI R&D센터를 설립했다.

경협위 한국사절단은 이와 연계해 대만의 테슬라로 불리는 '고고로'(gogoro)를 방문, 스타트업 육성 현장을 시찰했다.

권태신 전경련 부회장은 "단교 등 어려움 속에도 한·대만 경협위가 반세기 동안 교류를 이어올 수 있었던 건 양국 경제계 간 두터운 신뢰와 선대 기업인의 노력 덕분"이라며 "향후 남북 경협시대가 열린다면 양국 협력도 새로운 전기를 만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경협위에는 한국 측 박근태 위원장, 권태신 부회장, 양창수 주타이베이한국대표 등과 대만 측 창숴항(莊碩漢) 대만·한 경협위 위원장(타이트라 부회장), 양쯔파오(楊子파오) 대만 문화부 차관, 스딩(石定) 주한대만대표 등 양국 기업 및 정부 관계자 100여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