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인한 5월' 외국인 매도에 코스피 연일 추락

2018-05-09 18:27

코스피가 5월 들어 단 하루도 못 올랐다. 날마다 주식을 팔아치우는 외국인 탓이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는 5월 들어 이날까지 5거래일 동안 코스피에서 7700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코스피는 같은 기간 2515.38에서 2443.98로 2.84%(71.40포인트) 내렸다. 외국인은 4월에도 1조376억원어치 주식을 팔았다.

김영환 KB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분쟁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라며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부정적인 기류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도 외국인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라고 말했다.

마주옥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대표단이 문제 해결에 주력하고 있지만, 무역분쟁을 완전히 해소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합의 전까지는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다툼이 불가피해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이란도 문제다. 미국은 이란과 맺었던 핵협정 탈퇴를 선언했다. 이는 유가 상승과 인플레를 부추기고, 미국 금리 인상과 달러 강세로 이어질 수 있다. 신흥국 증시에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시나리오다.

그렇다고 비관론만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 증시를 억누르고 있는 북‧미 간 신경전이 우려처럼 팽팽하지 않다는 것이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방북했고, 곧 북·미 정상회담 일정과 주요의제를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라며 "불확실성 해소가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되레 주식을 싸게 살 기회일 수도 있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과거 금리가 오르는 구간에서 코스피가 강세를 보였다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라며 "저평가돼 있는 정보기술(IT)주와 인플레에 유리한 산업재 종목을 매수할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