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바이오 없이 '집권 2년차 랠리' 가능할까

2018-05-09 18:23
과거 정부 출범 2∼3년차 고공행진
현재 거품 논란·분식회계 악재 겹쳐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코스닥은 정부 출범 2년차마다 크게 뛰어왔다. 요즈음에는 분위기가 다르다. 시장을 떠받쳐온 바이오주가 고평가 논란,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으로 곤두박질치고 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은 5월 들어 이날까지 875.95에서 850.85로 2.87%(25.10포인트) 하락했다. 그나마 이날 3% 가까이 반등한 덕에 낙폭을 줄였다. 이달 들어 전날까지만 보면 지수가 6% 가까이 빠졌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찬물을 끼얹었다. 금융감독원은 얼마 전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분식회계 판정을 내렸다. 오는 17일 금융위원회는 대심제(검사부서·피감기업 동시 출석)로 감리위원회를 열기로 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6년 11월 상장했다. 회사는 2014년까지 4년 연속 적자를 내다가 이듬해에만 1조9000억원에 달하는 순이익을 거뒀다.

금감원은 이를 분식회계로 보고 있다. 영업이익 개선 없이 그릇된 방법으로 자산(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 주식)을 재평가해 순이익을 부풀렸다는 것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주식에 대한 장부가는 상장을 앞두고 2900억원에서 4조8000억원으로 1600% 가까이 불어났다.

쉽게 잦아들기 어려운 논란이다. 코스닥 시황은 앞으로도 한동안 불안할 수밖에 없다. 하인화 SK증권 연구원은 "바이오주 전반적으로 차입 제한 우려가 발생했고, 삼성바이오로직스 논란도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더라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가장 나쁜 시나리오인 상장폐지까지 갈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하인화 연구원은 "바이오주는 2014~2015년에도 급락했다가 되올랐었다"라며 "성장성에 대한 기대는 변함없이 유효하다"라고 말했다.

역대 정권마다 반복돼온 집권 2~3년차 효과도 여전히 기대할 수 있다. 이제 시장 부양책을 본격적으로 구체화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벤처 열풍이 불었던 김대중 정부 2년차(1999년) 당시 코스닥 상승률은 연간 240%를 넘었다. 노무현 정부 3년차(2005년)와 이명박 정부 2년차(2009년), 박근혜 정부 3년차(2015년)에도 각각 85%, 55%, 26%가량 올랐다.

더욱이 문재인 정부는 집권 초부터 모험자본 육성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코스닥은 현 정부 출범일(2017년 5월 10일)부터 전날까지 약 30% 뛰었다. 과거 정부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은 1년차 수익률이다. 이명박 정부(-45%)나 김대중 정부(-28%), 노무현 정부(-2%) 1년차에는 지수가 되레 뒷걸음질쳤다.

정운수 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장은 "코스닥 활성화 정책이 긍정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말했다.

거래소는 상반기 안에 코스피·코스닥 통합지수인 KRX300을 내놓는다. 코스닥 벤처펀드는 출시 한 달도 안 돼 2조원가량을 모았다.

오는 6~7월에는 코스피·코스닥 중소형 우량종목 통합지수, 코스닥 스케일업펀드도 선보인다. 국민연금은 연내 주주가치 제고에 기여할 수 있는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