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동대문 K뷰티 성공신화 쓴 김소희 스타일난다 대표

2018-05-08 07:59
2004년 인천 부평동 집에서 인터넷 쇼핑몰 스타일난다 설립
창업한 지 14년만에 스타일난다 기업가치 1조, 매출 1500억

[김소희 난다 대표.    사진 출처: 김소희 인스타그램 ]

"로레알의 글로벌 플랫폼을 바탕으로 스타일난다는 뷰티 트렌드를 선도하는 세계적인 브랜드가 될 것입니다."

세계 최대 화장품 그룹 로레알이 주식회사 난다를 인수한다고 발표한 지난 3일 김소희 난다 대표가 한 말이다.

김소희 대표는 21살이었던 2004년 인천 부평동 집에서 인터넷 쇼핑몰 스타일난다를 만들었다. 속옷 장사를 하던 어머니를 도와드릴 겸 잠옷을 옥션에 올린 게 시작이었다. 그녀는 동대문 시장에서 보세 옷을 사서 본격적으로 팔기 시작했다. 남다른 패션감각을 가진 덕에 쇼핑몰에 옷을 올려놓으면 불티나게 팔렸고 한달만에 1000만원이란 매출을 올렸다. 

젊은 여성 사이에서 스타일난다가 입소문을 타면서 김 대표는 화장품으로 눈을 돌렸다. 스타일난다 패션에 어울릴 만한 화장법과 제품을 내놓았고 화장품 시장에서도 그녀의 감각은 통했다. 2009년 론칭한 자체 화장품 브랜드 쓰리컨셉아이즈(3CE)는 빠르게 성장하며 전체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했다. 3CE는 화장품 편집숍 세포라, 글로벌 면세점 체인 DFS 등을 통해 중국·홍콩·호주 등 총 9개 국가에 168개 매장을 두고 있다.

스타일난다가 해외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할 수 있었던 이유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덕분이다. 중국의 한 파워블로거가 스타일난다 홍대 매장에서 옷을 구매한 후 제품을 블로그에 올리자 중국인들의 발길이 이어진 것. 스타일난다는 2013년 3월 중국 최대의 SNS 웨이보에 방을 만들고 립, 볼터치, 아이섀도 등 색조화장품을 소개해왔다. 웨이보 팔로어 수는 33만명이 넘었다.

중국 등 해외 러브콜이 이어지면서 스타일난다의 2014년 매출은 1151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김 대표가 창업한 지 14년 만에 스타일난다는 기업가치 1조원, 매출 1500억원(2017년 기준) 기업으로 성장했다. 일본·중국·홍콩·싱가포르 등 해외 7개국에서 59개 매장이 운영되고 있으며 스타일난다에서 일하는 직원만 400명이 넘는다.

스타일난다의 성장스토리를 눈여겨 본 로레알은 김소희 대표의 난다 지분 100%를 인수하기로 했다. 로레알이 한국 기업을 인수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로레알은 스타일난다가 한국과 중국의 밀레니얼 세대 사이에서 인기 있는 브랜드라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로레알은 "스타일난다의 다양한 유통 경로는 이커머스, 전문 소매업체, 백화점 및 면세점을 포함한다"며 "스타일난다 마니아들은 스타일난다 홍대·명동 핑크호텔과 도쿄 하라주쿠 매장 등 그룹의 상징적인 공간에서 브랜드 경험을 누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수에 대한 구체적인 매각금액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지분 70% 매각 시 4000억원으로 평가됐다. 이번 인수로 김 대표는 35살이란 젊은 나이로 수천억원대의 부자반열에 올랐고 국내 패션뷰티업계에도 새로운 성공신화를 썼다. 인수절차는 관례적인 규제 승인 이후 2개월 내에 완료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