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와 번영을 심다' 여태명 교수 표지석 작품값 얼마?.."2018년04월27일 영원히 기억하자"

2018-05-07 14:40
작품값으로 2018만0427원 깜짝 제안

여태명 교수가 표지석 원본 글씨 앞에 서 있다. [사진=여태명 교수 제공]


남북정상회담의 소나무 식수 표지석을 쓴 여태명 원광대학교 교수(62)가 청와대에 작품값으로 '2018만427'원을 깜짝 제안했다.

여태명 교수는 지난 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가까운 지인의 번뜩이는 조언을 받아 제가 제안을 드리자면, '2018년 04월 27일' 이날을 영원히 기억하고자 하는 의미에서 그 날짜를 나열해서 2018만427원으로 정하면 어떨까?"라고 청와대 측에 전달했다고 전했다.

여 교수는 이어 "다음날 청와대로부터 이메일이 도착해서 열어보니, 예술 분야의 작가별 작품납품단가를 보내오면서, 최근 나의 작품납품확인서가 있으면 보내 달라고 요구를 해와 내가 대표작가로 소속돼 있는 소상공인(오색문양협동조합)의 납품확인서를 보내드렸다"고 덧붙였다.

공개한 납품확인서에 따르면 여 교수는 2017년 8월 전북농협본부 실내환경개선공사에서 쓰인 글씨 작품(규격 4800*1010) 값으로 2760만원을 받았다. 

앞서 청와대 측의 작가 보수(Artist Fee) 문의에 여 교수는 "저는 평화를 열망하는 남북정상회담에 함께할 수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영광스럽고 가슴이 벅찹니다. 그런데 청와대에서 작품비를 주시겠다고 하니 감사할 따름입니다"라고 이메일을 보내며 20여년 전 신문기사를 첨부했다.

신문기사는 1997년 2월 영화 '축제' 글씨 도용사건과 관련한 글씨 저작권 소송의 첫 판결을 다루고 있었다. 이 판결에서 글자값은 한 글자당 1000만원으로 모두 2000만원이었다.

여 교수의 글은 본문만 8자이고 총 47자이다.

저작권 판결만으로 계산하면 본문만 해도 8000만원이라는 거액이다.

이에 여 교수가 지인의 제안을 받아 '2018년 04월 27일'이라는 의미 있는 날짜를 숫자로 연결해 청와대에 제안한 것이다.

여 교수가 이런 사실을 공개한 것은 최근 작품값에 대한 주변인들의 질문 때문이다.

여 교수는 아주경제와 통화에서 "근래에 계속 인터뷰도 하고 그러면 전부 그것을(작품값) 물어본다. 지인들도 만나서 막걸리 한잔하면서 부담 없이 물어보는 것이겠지만, 제가 뭔가를 감추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며 "그래서 이런 절차로 현재 진행되고 있는 상황을 SNS에 공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