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지금은 미래를 바라볼 때…남북경협 제대로 준비해야"
2018-04-29 13:49
페이스북에 남북정상 판문점 만찬 참석 소감문·사진 게재
“과거를 따지자면 할 말이 많겠지만, 지금은 미래를 바라볼 때다. 마음이 바쁘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지난 27일 문재인 대통령 주최로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열린 남북정상 간 만찬에 참석한 뒤 자신의 남북 경제협력 재개 등에 대해 기대감을 드러냈다. 박 회장은 재계 인사로는 유일하게 만찬에 참석했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박 회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앞으로 경협과 교류가 가능해지는 시기가 오면 정말 국가와 민족의 미래를 위해 함께 번영하는 길을 가도록 모두가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라며 “그때가 올 때까지 많이 생각하고 연구하고 토론도 해서 제대로 경협을 전개할 준비를 해야 할 것 같아 마음이 바쁘다”라고 말했다.
대한상의는 과거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절에도 국제상업회의소(ICC)를 매개로 북한 조선상업회의소와 직·간접 접촉을 했다. 실제 대한상의는 이번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경협에 큰 방향을 잡는데 있어 경제계 창구역할을 하겠다는 방침이다.
박 회장은 이번 남북정상회담에 대해서도 “미래를 위한 정말 큰 디딤돌을 놓았다는 생각도 들고, 한편으로는 이렇게 되는 걸 그리 오랫동안 힘들게 지내왔나 싶기도 하다”면서 “과거를 따지자면 할 말이 많겠지만 지금은 미래를 바라볼 때”라고 설명했다.
이어 박 회장은 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정상회담 이후 공동 선언문을 낭독하는 모습을 옆 건물 위층에서 내려다 본 소회도 전했다.
박 회장은 “같이 간 참석자뿐 아니라 만찬을 위해 온 요리사들, 서비스 인원들 그리고 정상회담 관련 실무자들 모두가 작은 창문에 몰려서 역사적인 장면을 보며 탄식했다”며 “언젠가 내가 아주 늙었을 때 오늘 사진을 꺼내 보며 ‘그 날’이라는 수식어로 추억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비롯해 만찬장에서 만난 북측 인사와 함께 북한 음식에 대한 평가도 내놨다.
김 위원장에 대해서는 “워낙 매스컴으로 많이 봐서 그런지 익숙한 모습 그대로였다. 경직되거나 고압적이지 않고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모습이었다”고 소개했고, 김여정 당 중앙위 제1부부장에 대해서는 “웃음이 많아서 참 좋은 인상이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북측 사람들도 김 위원장이 있는데 경직되거나 지나치게 긴장하지 않았다”며 “(만찬이) 편안하고 부드러운 분위기로 진행돼 그 오랜 기간의 냉전이 참 무색하다 싶었다”고 설명했다.
평소 평양냉면을 즐겨먹는 것으로 알려진 박 회장은 옥류관 냉면에 대해서도 비교적 구체적인 품평을 내놨다.
박 회장은 “생각보다 면발은 약간 질긴 편이었는데 육수가 일품이었다”며 “고명으로 얹은 세가지 수육도 아주 부드럽고 담백했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한 그릇을 후딱 국물까지 먹어치우는 걸 옆자리 나이 지긋한 북한 분이 보더니 ‘내 쟁반국수로 개오라할테니 그것도 드쇼보시오’하며 비빔냉면 같은 쟁반국수를 가져오게 했다”며 “혼자 신나게 먹는데 장하성 실장이 부러웠는지 한 젓가락 먹자며 뺏어먹었다”고 덧붙였다.
박 회장은 페이스북 다른 글에서 젊은 시절 일본에서 먹었던 냉면의 맛이 옥류관 냉면과 비슷했다고 밝히며 “언제나 옥류관을 다시 만나려나”라며 여운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