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드루킹 채팅창 캡쳐 공개…시기는 특정 안해

2018-04-25 16:26
김성태 "경공모 회원으로부터 제보받았다…제보자 위협 빠질 수 있어"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5일 오후 국회에서 드루킹 댓글조작과 관련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5일 드루킹의 채팅 내용으로 추정되는 채팅방 휴대폰 화면을 공개했다. 경공모(경제적공진화모임) 회원으로부터 제보받았다는 해당 캡쳐본에서 드루킹으로 표시된 이는 댓글 조작과 관련된 지령을 하달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 원내대표는 다만 해당 채팅이 진행된 시기는 특정하지 않았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드루킹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천막농성을 시작하면서 댓글공작 국민신고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댓글공작 관련 제보들이 수 차례 들어왔는데 오늘은 그 중 상당히 신뢰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몇 가지만 추려서 말씀드린다"며 이같은 내용을 공개했다.

김 원내대표가 공개한 채팅창은 모두 5개로 △일요열린지구방 △KBS-new △KCS 채팅방 등의 이름을 갖고 있다. 해당 채팅방은 텔레그램에 개설된 것으로 추정된다. '일요열린지구방'에는 채팅 인원이 표시돼 있지 않지만, 'KBS-new' 채팅방에는 221명이 채팅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적혀있다. 'KCS 채팅방'의 경우 3가지 화면을 공개했는데 각각 121명, 111명이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요열린지구방'에서 드루킹이라고 적혀 있는 이는 "절대로 문재인 정권하고 어떤 연계가 있다고 티를 내서는 안된다"며 "그러면 곧바로 정권이 공격받을테니"라고 했다. 이어 "문 대통령이 우리를 모르냐 하면 안다"며 "우리가 실패하면 문재인도 죽고 문재인이 죽으면 우리도 죽는다"고 적고 있다.

'KBS-new' 채팅방에서 'KBS-new'라는 닉을 갖고 있는 이는 "바둑이 지역조직을 만들기 위해서 김해시에 거주하시는 회원님들 또는 김해 지근거리에 거주하고 계셔서 앞으로 있을 김해에서의 오프라인 활동에 참여가 용이하신 회원님들을 텔레그램방에 묶어 운영하고자 한다"며 "해당 되시는 회원님들께서는 서유기에게 텔레그램을 보내주시거나 인생2방에게 쪽지 보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적고 있다. 경남 김해는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역구다.

김 원내대표는 "여기서 서유기는 아시다시피 드루킹과 함께 이미 구속된 박모씨를 지칭하는 걸로 보인다"며 "여기에 등장하는 바둑이가 누군지는 언론이 명확하게 취재해주기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바둑이를 김 의원으로 추정한 국민일보 보도를 언급하기도 했다.

'KCS 채팅방'에서는 드루킹이라고 명시된 이가 "우리는 문재인 대통령 선플 작업했고 그건 팩트고 그 이외에 허위사실 유포하면서 공격하면 바로 대응하겠다"고 적고 있다. 아울러 경인선(경제도 사람이 먼저다) 블로그를 운영한다는 '초뽀'를 언급하며 "초뽀님은 현직 달빛기사단이라 달빛기사단으로 댓글 달았다고 할 거다. 또 달빛 쪽 매크로 프로그램도 있어서 달빛 쪽에서 우리를 계속 공격할 경우는 그걸 제출할 계획"이라고 했다.

"경기도지사는 전해철 의원이 친문주자로 나가는 건 맞다. 그러나 김진표도 나가게 될 것 같음(자의). 따라서 지금 먼저 전해철을 우리가 밀면 경쟁상대들이 광화문의 지시가 아닌가 의심하게 됨. 따라서 당분간은 중립적으로 이재명을 견제하는 것이 필요하도 전해철의 이름을 거론할 필요는 없을듯함(바둑이의 요청)"이라는 글 또한 KCS 채팅방에 올라와 있다.

김 원내대표는 "이곳에선 구체적으로 바둑이의 요청이 나온다"며 "내용을 보면 사실상 바둑이가 지령을 내리고 드루킹이 그 지령을 회원들에게 하달하는 형태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바둑이로부터 하달된 지령이 다분히 조직적으로 이행됐다는 대목"이라고 주장했다.

채팅창은 채팅방을 캡쳐한 것을 재차 휴대폰 카메라로 촬영한 것으로 보인다. 김 원내대표는 해당 채팅창의 출처를 묻는 질문에 "아시다시피 드루킹은 보복하겠다고 했다. 또 정권이 뒷받침하고 있어 제보자들은 위협에 빠질 수 있다"며 답변을 거부했다.

해당 내용의 시기와 관련해서도 "대선 전과 대선 후가 있다"며 "구체적인 날짜에 대해선, 이 상황에 대해 여러분이 판단하라"고만 답변했을 뿐 제보자의 신변 보장을 이유로 답변하지 않았다. 캡쳐본의 진위와 관련해서는 "IT 전문가들이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제보자에 대해선 "경공모(경제적 공진화 모임) 회원이었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이 25일 공개한 드루킹(추정) 참여 채팅방 캡쳐본[사진=김도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