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협박 메시지에…김경수 "황당하다, 보좌관 사표 받아"

2018-04-23 17:41
경공모 회원 '성원'이 돈 빌려줘
경찰, '파로스' 피의자 전환 검토
이철성 "경찰, 감출 이유 전혀 없어"

드루킹 사건에 휘말린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경남도지사 후보가 지난 21일 오후 경남 고성군 같은 당 백두현 고성군수 후보 선거사무실 개소식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드루킹' 김모(49·구속)씨에게 보좌관과의 돈 거래 관련 협박 메시지를 받자 "황당하다, "황당하다, 사표를 받았다"고 답한 것으로 드러났다.

23일 서울지방경찰청은 "올해 3월 15일 드루킹이 김 의원에게 협박성 메시지를 보냈다"며 "텔레그램으로 1차례, 시그널로 1차례 보냈으며 내용은 동일하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김씨가 시그널로 보낸 협박성 메시지에 2차례 답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첫 답장은 "황당하다. 확인해보겠다"는 취지였고, 두 번째는 "(한모 보좌관으로부터) 사표를 받았다"는 내용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드루킹은 대선 이후 자신이 운영하는 인터넷 카페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 회원 도모 변호사를 김 의원에게 일본 오사카 총영사로 추천했으나, 임명이 무산되자 불만을 나타내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경공모 핵심 회원으로 알려진 김모(49·필명 '성원')씨를 참고인으로 조사하는 과정에서 그가 지난해 9월 한 보좌관에게 현금 500만원을 빌려줬다가 드루킹 구속 다음날인 지난달 26일 돌려받았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성원은 경찰에서 해당 금전거래에 대해 "개인적 채권채무 관계"라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한 보좌관을 조만간 참고인으로 불러 성원과 금전거래를 둘러싼 사실관계를 조사할 계획이다.

경찰은 또 경공모 회계담당 김모(49·필명 '파로스')씨가 드루킹이 운영한 경기도 파주 느릅나무 출판사 사무실에서 근무하며 드루킹 일당과 댓글 여론조작을 공모했을 공산이 크다고 보고 피의자로 전환을 검토 중이다.

한편 이철성 경찰청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서울경찰청의 '민주당원 댓글 추천 수 조작' 수사가 '정부·여당 눈치 보기 수사'라는 비판을 받는 데 대해 "특별검사나 국정조사 이야기가 나오는 마당에 경찰이 뭘 감추겠나. (경찰이) 감추거나 확인을 하지 않을 아무런 이유가 없다"고 해명했다.

앞서 이주민 서울경찰청장은 지난 16일 기자간담회에서 '드루킹' 김씨가 김경수 의원에게 대부분 일방적으로 메시지를 보냈고 김 의원은 의례적 감사 인사만 드물게 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나흘 뒤인 20일 경찰이 '김경수 의원이 김씨에게 인터넷 기사 주소(URL)를 보냈고, 김씨는 김 의원에게 "처리하겠습니다"라고 답변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부실수사 의혹이 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