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출판사의 비밀]느릅나무는 누구 겁니까

2018-04-17 11:11
출판활동 전무, 월세 밀린 적 없어…의혹 증폭

[사진=연합뉴스]


닉네임 드루킹을 사용하는 김모씨가 운영중인 것으로 알려진 느릅나무출판사가 사실상 유령회사로 밝혀지면서 이 출판사의 실소유주에 대한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16일 한겨레의 보도에 따르면 느릅나무출판사는 드루킹이 이끌던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의 아지트이자 '댓글 추천수 조작'을 위한 비밀 사무실이었던 것으로 추측된다.

또한 김씨가 매주 이 곳에서 카페 회원들을 상대로 유료 강의를 해온 사실도 드러났다.

경공모 회원 A씨는 "여기에서 드루킹이 매주 토요일 2시간씩 정치와 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해 강연을 했다. 1시간에 1만원씩 강연료를 받았고 보통 한 강연에 50여명 정도 참석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간판만 출판사였을 뿐 실제로는 경공모 회원들의 '오프라인'모임 장소였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김씨가 경공모 회원들의 아이디를 이용해 추천수 조작을 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댓글 추천수 조작 등 범행도 이곳에서 벌어졌을 가능성이 크다.

A씨는 경공모 회원들이 김씨를 본명이 아닌 '드루킹'이라고 불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부 언론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종교집단은 아니었다. 드루킹의 식견을 배우고 싶어 강연을 들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느릅나무출판사와 같은 건물에 입주한 입주자들은 김씨가 특별히 눈에 띄는 인물은 아니었다고 전했다. 같은 건물에 입주한 한 출판사 관계자 B씨는 "주말에도 간혹 밤마다 불을 밝히고 일하는 것을 본 적은 있다. 뭘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책을 만드는 모습 같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아울러 느릅나무출판사는 지난 8년동안 책을 단 한 권도 펴낸 일이 없어 이 회사의 성격에 대한 의문점이 더욱 커지고 있다. 근처 주민 C씨는 "우연히 이야기를 해본 적이 있는데 출판의 '출'자도 몰라서 이상하다 생각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가장 큰 의문은 이 회사가 월세를 한 번도 밀린 적이 없다는 점이다. 이에 느룹나무출판사는 진짜 누구의 것이며 월세는 어떻게 충당했냐는 네티즌들의 의혹도 증폭됐다. 급기야 '다스'에 대한 김어준 발언의 패러디로 여겨지는 "느릅나무 출판사는 누구껍니까?"까지 등장하며 현 상황을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