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선조위 "외부 충격설, 배제하지 않고 조사"

2018-04-13 20:45

사진=연합뉴스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선조위)가 잠수함 등 외부 물체와의 충돌설(외력설)을 처음 공식 제기했다.

선조위는 13일 오후 서울 중구 저동에 있는 서울사무소에서 제1소위원회를 열고 일각에서 제기된 외력설 등에 대해 논의했다. 선조위는 이어진 전원위원회에서 관련 의혹을 밝히기 위한 추가 정밀 조사를 의결했다.

선조위 확인 결과 세월호 좌현에 있는 '핀 안정기'(배의 균형을 잡아주는 장치)는 최대 작동각인 25도보다 25.9도나 초과해 50.9도로 비틀려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핀 축 표면과 접촉면에서도 긁힌 자국이 발견됐는데, 이는 강한 힘에 의해 핀이 축으로부터 회전하면서 생길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선조위 내부에서도 이 사실과 '자이로 컴퍼스'(조타기 앞에 있는 나침계) 성능실험 보고서, 블랙박스 영상 분석보고서 등을 바탕으로 세월호 좌현 핀 안정기 부분에 수중물체가 충격을 가한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나왔다.

침몰 당시 딱딱한 해저 바닥에 부딪히면서 강한 힘이 가해졌을 수 있지만, 잠수함 등 수중물체가 충돌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살펴봐야 한다는 게 선조위 판단이다.

이날 세월호 화물칸 블랙박스 분석 결과도 외력설의 근거로 언급됐다.

용역연구 결과 블랙박스에 담긴 자동차 움직임은 1G(9.8㎧)에 해당하는 가속도 충격에 의한 것으로, 통상적인 선박 선회과정에서 발생하는 가속도 0.02G의 50배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선조위 조사관은 '외력' 가능성에 대해 언급하면서 "핀 안정기와 충돌하려면 수중물체일 가능성이 크고 세월호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며 빨라야 한다"며 "외력이 있었다면 잠수함이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권영빈 1소위원장은 "선조위가 외력설을 논의하는 건 입장을 정리했다는 뜻이 아니라 조사가 더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는 의미"라며 "검찰 수사 등을 통해서도 설명되지 않는 세월호 마지막 항적 등을 설명할 수 있는 설득력 있는 설명을 찾아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창준 선조위원장도 소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세월호 침몰과 관련해 물리법칙으로도 풀리지 않는 문제가 있다"며 "오늘 결론을 내는 자리는 아니지만, 다양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것을 확인하는 자리로 충분한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