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김정은 잇따라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 언급...비핵화 범위 주목

2018-04-10 15:42
트럼프 "5월 말 또는 6월 초 김 위원장과 만날 수 있을 것"
北언론도 이례적 '정상회담' 언급...NHK "북·미 회담 지시 내린 듯"
비핵화 범위 등 합의 여부 관건..."개념 확인시 마찰 있을 수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사진=연합/A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빠르면 5월 말 또는 6월 초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회담할 수 있다"는 내용의 발언을 통해 북·미 정상회담 무산 가능성을 일축했다. 북한 관영 언론도 미국과의 대화를 언급하면서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이 한층 높아진 가운데 핵심 전제인 북한의 비핵화 방식과 범위 등에 대해서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의 9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각료회의에서 "오는 5월 말에서 6월 초 김정은 위원장과 정상회담을 열 수 있을 것"이라며 "(정상회담 조율을 위해) 미국과 북한이 접촉했으며 양측 관계가 지금까지와는 다른 모습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 개최 시점과 양측 간 사전 접촉 사실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금까지는 5월 말로 추정할 뿐이었다. 특히 이같은 입장은 비핵화 합의가 가능하다는 북한의 입장이 나온 뒤 공개된 것이어서 최근 불거진 양측 정상회담 무산론을 일축하는 반응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북한 매체들이 잇따라 정상회담을 언급하고 있는 점도 이런 평가를 뒷받침한다. 북한 관영 언론인 노동신문은 10일 보도를 통해 "김 위원장이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회의를 통해 4·27 남북 정상회담을 언급한 뒤 양측 관계 발전의 방향과 북·미 대화의 전망을 깊이 분석, 평가했다"고 전했다. 

NHK는 이에 대해 "향후 대응 방향과 전략 등 김 위원장의 구체적인 발언은 공개되지 않았다"며 "다만 그간 정상회담에 대한 공식 반응을 보이지 않았던 북한 정권이 지도부를 대상으로 한 공식 회의에서 남북 정상회담을 언급한 것으로 보아 북·미 정상회담을 위한 지시가 내려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과 북한이 잇따라 양측 정상회담에 대해 언급하면서 핵심 의제와 장소 등 구체적인 방향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북·미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로 떠오르고 있는 북한의 비핵화 범위를 어디까지 설정할지 여부 등에 관심이 쏠린다. 북한이 협의가 가능하다고 밝히기는 했지만 비핵과 개념과 방식 등을 놓고 논의가 답보 상태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북한은 수년간 주한미군 철수와 핵우산 공약 철회 등을 핵무기 포기의 전제 조건으로 주장해왔다"며 "북한의 협조 입장이 반드시 회담 성공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장소와 어젠다가 분명하지 않은 상황에서 북한의 비핵화 입장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다"라고 전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는 점에서 정상회담 성사 자체에 의미를 둬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이) 세계에서 가장 흥미진진한(very exciting) 사건이 될 것"이라며 회담 성공에 대한 의욕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