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시간 단축됐지만 '팽팽'…휴일근로 중복가산 2차 변론

2018-04-06 07:51
대법원, 성남시 환경미화원 휴일근로 가산지급 2차 변론
고용위축 vs 일자리 창출 …근로기준법 개정안 평가도 엇갈려
법적 쟁점 줄어 결과 예상보다 일찍 나올 수도

김명수 대법원장을 비롯한 대법관들이 5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전원합의체 공개변론에 참석해 있다. [저작권자 ⓒ 1980-2018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휴일에 근무를 했을 때 휴일근로수당과 연장근로수당을 동시에 받을 수 있는 지에 대한 2차 변론에서 노동계와 산업계가 여전히 대립했다.

2차 변론에선 주당 근무시간을 52시간으로 제한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쟁점이 됐다. 노동계는 개정안은 연장근로가 이뤄진 시점에 따라 근로수당 가산을 달리한다며 '근로시간 단축'이라는 본연의 입법취지를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산업계는 휴일근로 총량규제로 불필요한 법적논쟁이 사라졌다고 평가했다. 휴일수당과 연장수당을 중복 지급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양측은 '지급' 대 '지급 의무 없다'로 팽팽히 맞섰다.

5일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성남시 환경미화원 강모씨를 포함한 37명이 경기 성남시를 상대로 제기한 임금청구 소송 상고심 2차 공개변론을 진행했다.

이 소송은 2008년 성남시 환경미화원 37명이 주 40시간을 초과해 이뤄진 휴일근무는 휴일근로이자 연장근로인 만큼 연장근로수당과 휴일근로수당을 함께 줘야 한다며 낸 소송이다.

당시 성남시는 주당 근무시간이 최대 68시간인 만큼 이들이 연장근로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휴일근로수당만 가산해 지급했다. 1심과 2심에선 환경미화원들이 모두 승소했지만 노동계와 산업계가 워낙 팽팽하게 대립해 대법원 전원합의체에 회부됐다.

이날 2차 변론에서는 정치권의 근로기준법 개정안에 따른 양측의 입장변화가 중점적으로 다뤄졌다.

지난 2월 국회는 여야 합의로 1주일(토·일 포함) 노동시간을 52시간으로 제한하되, 휴일근로 중복할증은 8시간 초과 휴일근로에만 적용한다는 내용의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개정안은 300명 이상 사업장은 오는 7월부터, 50~299인 사업장은 2020년 1월1일부터, 5~49미만 사업장은 2021년 7월부터 본격 시행된다.

성남시 측 대리인은 “근로기준법 개정안으로 휴일근로가 근로시간 총량에 포함돼 입법적 논쟁이 다소 완화됐지만 연장근로 가산수당이 기산일에 따라 달라지고 동일노동에 대해서도 임금을 차등 지급할 수 밖에 없는 문제가 발생해 불법과 적법의 구분이 불명확해졌다”며 “결과적으로 휴일연장근로 가산수당을 중복해서 지급하지 않는다는 논리가 더 타당해졌다”고 말했다.

반면 환경미화원 측 변호사는 "개정안은 주당 40시간을 넘어 이뤄진 연장근로가 휴일인지 아닌지에 따라 임금가산이 달리 평가되는 문제가 발생해 법적분쟁이 발생할 여지가 있다"며 "사용자 입장에서는 연장가산에 따른 비용부담을 덜 수 있기 때문에 장시간 근로를 억제하고자 하는 본연의 입법취지가 왜곡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수당 중복지급에 대해서 성남시 측은 "기업들이 수당을 중복해 지급할 경우 투자와 고용이 위축되고 중소기업의 경우에는 생산 차질이 우려된다"고 주장했고, 환경미화원 측은 "노동시간 단축은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주당 근로시간이 52시간으로 명확해진 근로기준법 개정에 따라 이번 판결이 미칠 사회·경제적 파급력과 논란은 다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주심인 김신 대법관의 "근로기준법 개정으로 이 사건의 사회적 파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양측은 모두 "근로기준법 개정으로 (사건의) 사회적, 경제적 영향을 많이 줄어 든 것 같다"고 답변했다.

새 근로기준법의 효력은 소급적용되지 않는다. 다만 법적 쟁점이 줄면서 당초 예상보다 일찍 결과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제출된 자료 등을 살펴보고 선고기일은 나중에 따로 통지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