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첫 행보로 '스크린도어' 사고 구의역 방문…박원순 실정 부각

2018-04-05 15:34
미세먼지, 스크린도어 사고 등 박원순 안전 문제 집중 질타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예비후보 [사진=연합뉴스]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5일 첫 행보로 지난 2016년 5월 스크린도어 사망 사고가 발생한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을 방문했다. 지하철 스크린도어 수리 중 노동자가 사망한 사고는 지난 2013년 성수역, 2015년 강남역까지 박원순 서울시장 재임 중 세 차례 발생했다. 가장 강력한 상대인 박원순 시장의 실정(失政)을 부각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안 예비후보는 이날 오전 구의역을 방문, 스크린도어 유지 보수를 담당하던 고(故) 김모(19)씨를 추모했다. 안 예비후보는 김씨가 사망한 9-4번 승강장에 헌화하면서 서울시장 예비후보로서 첫 일정을 시작했다. 안 예비후보는 "제가 처음으로 정치를 시작했던 이유는 바로 청년의 눈물을 닦아주기 위한 것이었다"며 "그 초심을 기억하기 위해서 이곳을 찾았다"고 말했다.

그는 "청년 실업문제, 정규직과 비정규직 문제, 그리고 안전 시스템 문제에 이르기까지 많은 문제들이 겹쳐서 이러한 문제들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를 갖고 (서울시장 선거에) 나섰다"고 말했다. 이어 "정규직과 비정규직간 임금 차별에 의한, 열악한 근로 조건 문제를 꼭 해결해나가겠다"고 약속했다.

구의역에서 숨진 비정규직 김씨는 월 144만원을 받으며 고된 노동을 해야했다. 안전 수칙에 따르면 스크린도어 수리 작업은 2인 1조로 진행해야 하지만, 김씨는 혼자 작업하다가 변을 당했다. 김씨는 사고가 발생한 5월28일 오후 5시54분 사고가 일어난 9-4번 승강장에 도착했다. 이후 오후 6시20분까지 지하철 2호선 을지로 4가역에 도착해야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김씨의 소지품 중 컵라면이 발견돼 그의 고된 현실을 짐작케 했다.

앞서 지난 2013년 1월 성수역 스크린도어 정비공 사망 사고가 발생한 뒤 안전 매뉴얼을 만들어 반드시 2인 1조가 작업토록 했다. 이 매뉴얼이 지켜지지 않아 2015년 8월 강남역, 2016년 5월 성수역까지 세 차례의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공교롭게도 모두 서울교통공사가 운영 중인 2호선에서 발생한 사고다. 서울교통공사는 서울 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지방공기업으로 주무기관은 서울시다. 특히 위험한 업무를 비정규직에 넘기는 '위험의 외주화' 논란이 불거지면서 서울시의 책임 논란도 커졌다.

전날(4일)의 출마선언식과 이날 행보를 종합해서 볼 때 안 예비후보는 먼저 서울시의 안전 문제에 집중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박 시장의 약점을 파고 들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두 사람은 이미 지난 1월 미세먼지 대책을 두고 한 차례 감정싸움을 벌인 바 있다. 당시 안 예비후보가 박 시장의 대중교통 무료 정책을 '포퓰리즘으로 규정했고, 그러자 박 시장이 "정치가 이렇게 사람을 바꿔 놓는가 절망감이 든다"고 섭섭함을 드러냈던 것이다.

출마선언식에서 미세먼지 대책을 질타하며 박 시장을 비판했던 안 예비후보는 이날도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청년 실업, 비정규직, 안전시스템에 이르기까지 많은 문제가 겹쳐서 이러한 일이 발생한 것"이라면서 "안전한 서울 만들기가 저의 가장 중요한 비전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이어 박 시장을 겨냥해 "안전에 대해 충분한 투자나 관심 또는 새로운 기술 도입에 적극적이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한편 안 예비후보는 박영선·우상호 등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경선 주자들이 자신을 공격하는 것에 대해선 "경선에서 이길 가능성이 낮은 분들의 말씀에는 일일이 반응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