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연체이자율 4년간 잘못 적용

2018-04-05 07:32

연체이자율의 법령 근거가 4년 가까이 잘못 적용돼온 것으로 드러났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최근 '대부업의 등록 및 금융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대부업법) 시행령 제9조 제3항 제2호에 따른 여신금융기관의 연체이자율에 관한 규정'을 개정했다.

이는 금융위 고시(告示)다. 금융회사들은 금융위 고시를 근거로 대출자들이 원리금을 연체할 경우 높은 연체이자율을 적용해왔다.

그런데 금융위가 개정했다고 밝힌 대부업법 시행령 제9조 제3항 제2호는 연체이자율이 아닌 신용조회비용, 즉 대출자의 신용을 조회할 때 드는 비용에 관한 규정이다.

연체이자율을 규정하던 시행령 조항은 2014년 9월 3일 '제9조 제4항 제2호'로 변경됐다. 시행 시기는 이듬해 1월 1일이었다. 그런데도 연체이자율에 관한 금융위 고시는 개정 전인 '제3항'을 근거로 삼아왔다.

결국 정부는 연체이자율과 직접 상관없는 신용조회비용 규정을 근거로 연체이자율을 규율했고, 금융회사는 이를 근거로 연체이자를 부과해 온 셈이다.

금융위는 최근 이런 사실을 확인, 법제처 심사를 거쳐 고시를 '제3항'에서 '제4항'으로 바꿨다. 금융위 관계자는 "잘못된 조항으로 적용돼 온 사실은 맞다"고 인정했다.

다만 잘못된 법령 조항이 지금껏 대출자들에게 부과된 연체이자의 효과까지 부정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3년 넘게 무수히 많은 연체이자 부과가 이뤄졌는데, 법령 적용에 논란이 있더라도 실질적으로 연체 행위가 있었으니 연체이자가 부과된 것"이라며 "당연히 정당한 이자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