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곳 잃은 밴사 ... 25일 생존권보장 궐기대회
2018-04-04 17:11
설 자리를 잃어가는 밴(VAN)업계가 생존권 사수에 나서기로 했다. 주수입원인 밴수수료가 정액제에서 정률제로 확산되면서 수익이 줄어들고, 무서명거래 확산으로 전표매입 수수료까지 감소했기 때문이다.
특히 신한카드가 최근 밴 대리점의 수익 보전을 위한 MOU를 일방적으로 파기하면서 밴업계는 신한카드 거부 운동까지 나서기로 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카드가 최근 밴사에 지급하는 청구대행수수료를 20원에서 0원대로 대폭 낮추자, 밴 대리점의 대표 격인 한국신용카드조회기협회가 오는 25일 오후 2시 'VAN 대리점 생존권 보장을 위한 궐기대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밴 대리점들이 업계 1위 신한카드의 이용 거부운동에 나서는 이유는 2016년 4월 카드사-밴사-밴 대리점 등 3자간 체결한 '밴 대리점 수익 보전 MOU'를 신한카드가 일방적으로 파기했기 때문이다.
3자간 MOU는 5만원 이하 무서명 거래 확산에 따라 수익이 급감한 밴 대리점에게 카드사와 밴사가 결제 건당 30원을 건네기로 한 협약이며 금융위원회 중재로 체결됐다.
기존 밴 대리점은 결제 건당 36원의 가맹점관리비를 카드사를 통해 밴사로부터 받았다. 그러나 카드사가 5만원 이하 결제 건에 대한 무서명 체계를 확대하자 종이전표 수거업무가 줄어든 밴 대리점의 수익이 급감했다. 종이전표 수거는 밴 대리점의 주 수익원이다. 이에 금융위 중재로 카드사가 18원, 밴사가 12원, 밴 대리점이 6원씩을 각출해 '고통 분담'을 하기로 MOU를 체결했다.
하지만 신한카드는 지난해 6월부터 6만개 가맹점을 대상으로 했던 매출전표 직매입 업무를 단계적으로 확대하기로 하고, ICT업체인 케이알시스에 카드결제 승인이 정상거래인지 확인하는 '데이터캡처 청구대행 업무'를 위탁했다. 이 업무의 청구대행수수료는 20원이었으나, 밴사는 이 수수료 수익이 없어지게 됐다. 대신 신한카드는 3원을 보전해주기로 했다.
문제는 카드업계 1위인 신한카드가 선제적으로 나서자 타 카드사에게도 '밴사 패싱' 움직임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삼성·롯데카드도 케이알시스와 업무 위탁 계약을 맺고 밴사를 경유하지 않는 결제 방식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밴대리점들의 반발은 극심해지고 있다. 밴대리점으로 구성된 한국신용카드조회기협회는 최근 개최한 회의에서 심의 안건으로 '신한카드 NICE에 DESC(전자서명서비스) 서비스 중단'을 올리고 후속 조치를 논의했다. 밴 대리점업계는 신한카드가 이번 조처로 지난 2016년 4월 카드사-밴사-밴 대리점 등 3자간 체결한 '밴 대리점 수익 보전 MOU'를 파기했다고 보고 있다.
한국신용카드조회기협회는 오는 25일 궐기대회를 통해 신한카드를 비롯한 카드사들의 MOU 파기 철회를 강력히 요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