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스타, 금호타이어 '먹튀 우려'와 '경영 위기'까지 품어낼까

2018-04-01 16:12

[사진=금호타이어]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의 새로운 주인으로 결정 나면서 경영 방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1일 금호타이어 노조는 1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12시까지 광주공장에서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찬반투표를 실시했다. 그 결과, 투표자 2741명(투표율 91.8%) 가운데 1660명(60.6%)이 해외 매각에 찬성했다.

향후 더블스타가 풀어 나가야 할 가장 큰 문제는 3가지다. 경영 정상화와 먹튀 우려 해소, 노조와의 원만한 관계 형성이다.

◆연이은 차입금 만기... 중국 금호타이어 적자도 골머리

더블스타는 유상증자를 통해 금호타이어 지분 45%를 주당 5000원에 사들일 예정이다. 해당 지분 매각 대금 6463억원은 금호타이어 자금으로 유입돼 회사 운영자금에 쓰인다.

현재 금호타이어의 총 채무는 2조4000억원 수준이다. 당장 2일에는 기업어음 270억원에 대한 만기가 돌아오고, 5일에는 400억원의 회사채 만기가 도래한다.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당장 유동성 위기는 해결됐다. 지난 30일이 만기였던 1조3000억원의 채권단 채무도 자동 연장됐다.

긴급한 유동성 위기가 해결됐다 하더라도, 지속적으로 악화돼온 금호타이어 경영 상황 개선이 절실하다.

2016년 1201억원이었던 금호타이어의 영업이익은 2017년 1569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은 379억원에서 886억원으로 급증했다. 

금호타이어 중국 법인 경영 상황도 문제다. 난징 금호타이어 법인은 지난 5년 매출이 거의 반 토막 났고, 금호타이어 차이나 법인 역시 적자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이번에 중국 현지 기업인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를 매각하며 중국 법인 상황이 나아질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중국 시장에서 더블스타는 2016년 매출 기준 점유율 5.6%를 차지하며 업계 5위를 차지했다. 특히 TBR(트럭·버스용 타이어) 판매량은 상위 3개 그룹 내 속해있는 만큼 탄탄한 입지를 자랑한다. 또한 더블스타가 보유 중인 중국 내 약 4500개 영업망을 잘 활용한다면 금호타이어 중국 법인의 위기도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

◆더블스타, '먹튀 논란' 우려도 해소해야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의 3년 고용 보장을 투자조건으로 내걸었다. 또한 더블스타는 5년이 지나거나 채권단이 보유 지분을 모두 팔 때까지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해야 한다.

때문에 5년이 지나면 기술과 자본을 '먹튀'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2016년 매출액 기준 더블스타는 글로벌 타이어 업계 23위권(점유율 0.7%)에 올라있다. 금호타이어는 1.6%의 점유율로 14위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두 기업 간 격차도 적지 않다.

그러나 더블스타 측은 금호타이어와의 시너지를 기대한다는 입장이다.

더블스타 측은 "각 사가 강점을 가진 사업 영역이 크게 겹치지 않는다"면서 "금호타이어는 주로 PCR(승용차용 타이어) 부문에, 더블스타는 TBR에 주력하고 있다"면서 "가격대의 경우에도 금호타이어는 중상급(mid-high) 제품에서, 더블스타는 중하급(mid-low) 제품에서 경쟁력이 높다"고 설명했다.

차이융썬(柴永森) 더블스타 회장은 임직원들에게 편지를 보내 "더블스타인과 금호인이 한마음 한뜻으로 함께 노력하여 협력해 나간다면, 반드시 눈부신 과거의 영광을 되찾고, 지역 경제에 더욱 큰 공헌을 하며, 더 나아가 세계 최고의 타이어 기업 중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한중 노사 모범사례 되겠다고 했지만... 일부 내부 진통 예상

차이융썬 회장은 해외 매각에 대한 노조 반발을 의식, 앞서 금호타이어의 독립경영을 보장한 바 있다. 또한 금호타이어 노조, 직원들과 체결한 합의사항을 존중하겠다고도 약속했다.

금일 노조 투표 결과 해외 매각 찬성이 가결되긴 했지만, 투표 직전 금호타이어 일부 노조원들은 "국내 공장 유지는 부결밖에 없다"는 내용의 유인물을 노조원들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그 결과 투표 찬성률은 60%를 간신히 웃돌았다.

또한 노조는 10년의 장기 경영 계획을 합의 조건으로 내세워온 만큼 3년간의 고용보장에 대한 불안감이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차이 회장은 "노조원들이 파업을 하더라도 그것은 한국 노동자의 권리이고, 한국의 법을 존중하겠다"며 "한중 기업 노사 문화의 모범사례가 되겠다"고 자신했지만, 노조가 없는 중국 기업이 한국 기업의 노사문화를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란 지적도 있다.

한편, 금일 노조 찬반 투표에 따른 경영 정상화 및 단체 교섭 노사 조인식은 2일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에서 오전 11시에 열린다. 이날 조인식에는 김종호 금호타이어 회장 및 노사 양측 교섭 위원이 참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