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예진이 뽑은 별별 명장면] '지만갑' 아들과 결투신, '진짜' 내 모습

2018-03-26 10:45

'지금 만나러 갑니다' 수아 역을 맡은 배우 손예진[사진=엠에스팀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가 기억하는 작품 속 최고의 명장면은 무엇일까? 배우의 입장, 관객의 입장에서 고른 명장면을 씹고, 뜯고, 맛본다. ‘별별 명장면’은 배우가 기억하는 장면 속 특별한 에피소드와 의미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는 코너다. ‘별별 명장면’은 배우가 기억하는 장면 속 특별한 에피소드와 의미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는 코너다. 83번째 코너는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감독 이장훈·제작 ㈜무비락·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의 주인공 손예진이다.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세상을 떠난 ‘수아’(손예진 분)가 기억을 잃은 채 ‘우진’(소지섭 분) 앞에 나타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동명의 일본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이번 작품에서 손예진은 세상을 떠난 1년 후, 기억을 잃은 채 돌아온 수아 역을 맡았다. 수아는 자신이 우진과 결혼했고, 아들 지호를 낳았던 사실도 기억하지 못한다. 그러나 집안 곳곳에 자신의 흔적, 사진 등을 둘러보며 자신이 기억하지 못하는 이야기가 궁금해지는 인물. 우진과 지호와 시간을 보내며 잃어버린 기억과 사랑을 확인해간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지호와의 시간인 것 같아요. 기억을 잃고 돌아온 수아가 지호와 함께 게임을 하는데 그 모습이 재밌더라고요. 우리 영화가 원작과 다른 지점도 그것인 것 같아요. 유머 코드가 훨씬 더 많이 들어가고 캐릭터가 다양해졌죠.”

손예진이 언급한 장면은 기억을 잃고 돌아온 수아가 아들 지호와 시간을 보내는 장면. 아들은커녕 자신이 결혼했었다는 사실도 잊어버린 수아는 ‘보통의 엄마’와는 다른 모습으로 관객들에게 웃음을 선물한다. 쌀·보리 게임, 권투 등 어떤 게임에도 기를 쓰고 이기려는 모습이 영화의 웃음 코드로 이용된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 스틸컷 중, 지호 역을 맡은 배우 김지환[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실제 제 모습과도 닮았어요. 저랑 조카들이 그렇게 놀거든요. 극 중 요가 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건 저의 아이디어였어요. 조카들이 따라 하기 힘든 요가 자세를 취한 다음, 오래 버티기 게임을 하는데요. ‘오래 버티는 사람에게 선물을 준다’고 해놓고 항상 제가 기를 쓰고 이겨요. 하하하. 팔씨름도 막 이겨버리고요. 그런 게 수아랑 비슷했어요. 그런 장면들은 제가 아이디어를 많이 내기도 했고요.”

수아와 지호의 시간은 점차 두 인물의 관계를 성장시키는 요소기도 하다. 지호에게 ‘엄마’로서의 감정을 느끼지 못하던 수아가 지호에게 애틋한 모성을 느끼는 과정이 섬세하게 표현됐다.

“일본 원작은 훨씬 더 절제되어있고 아들 역할을 하는 아역의 비중도 적었어요. 우리는 지호의 비중이 훨씬 더 커졌고 웃음 포인트도 많아졌죠. 영화 초반의 소소하고 행복한 모습이 극대화되면서 영화 말미 크고 거센 감정들이 더 슬프게 표현되는 것 같아요. 생동감 있게 잘 그려졌다는 생각이 들어요.”

손예진의 실제 모습이 담긴 수아의 면면들. 아들 지호와 유쾌하고 행복한 시간이 담긴 장면은 ‘지금 만나러 갑니다’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