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서울시, '관리자 다면평가' 논란 확산..."정신과 치료도"
2018-03-21 10:45
작년 하반기 첫 시행 뒤 '인민재판이냐' 목소리도
사무관 승진 대상자 중 하위 10% 탈락 완화될 듯
사무관 승진 대상자 중 하위 10% 탈락 완화될 듯
서울시가 수평적 조직문화를 만들겠다며 작년 11월 도입한 '관리자 다면평가' 방안을 둘러싸고 오히려 직원간 불신이 커지는 등 부작용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특히 5급 사무관 승진 예정자가 다면평가 때 하위 10% 수준에 그치면 근무성적과 상관 없이 탈락시키고 있어 일종의 '인민재판'이란 비판까지 나온다.
21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정기인사를 시작하기 전 '관리자 다면평가' 활용운영 계획을 발표했다. 특정 직원에 대해 다수의 다른 직원들이 점수를 매겨 승진이나 전보, 성과 등을 결정하는 것이다. 과거에도 있던 제도이지만 2010년부터 단순 참고자료로만 쓰였다.
하지만 2017년 9월 시 소속 공무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을 계기로 내놓은 '조직문화 혁신대책' 일환에 포함시켜 전격 부활됐다. 그해 11월 6급 이상 전원을 피평가자로 시행됐다. 평가방식은 6급 직원 1명을 상급자 6명, 동급자 12명, 하급자 22명 등 모두 40명이 정해진 항목에 따라 채점하는 것이다.
향후 반복되는 인사철이면 '윗사람', '아랫사람' 눈치보느라 심리적인 위축이 불가피하다는 게 일반적 반응이다. 특히 공정하지 않은 악의적인 하향 배점도 딱히 거를 수 없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시는 평가단을 무작위의 랜덤식으로 정해 문제가 전혀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 인사에서 6급 A씨가 1차 역량시험을 최상위권으로 통과하고도 다면평가 시 하위 10% 커트라인에 걸러진 것으로 확인됐다. A씨의 대내외적 관계는 극히 평범했다는 것이 주위 동료들의 평임에도 일부가 감정적으로 점수를 줬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A씨 이외 2명도 같은 사례로 구제를 호소했지만 거부됐다.
첫 시행 뒤 보완이 예고된 만큼 '일방통행식 행정'이란 비난을 피하기 힘들다는 분석도 있다. 서울시는 하위 10% 승진 제외와 관련해 이 폭을 완화하고, 6급 평가의 경우 전체가 아닌 승진 대상자로만 한정하는 등 크게 두 가지 내용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시 관계자는 "여러 창구를 통해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접수됐다. 인사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듣고 개선안을 만들고 있다"면서 "당장 상반기 인사가 얼마남지 않아 4월말이나 5월 초까지 수정된 방안을 확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