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인민일보 "한반도 정세 급변 중국 역할 작용했다"

2018-03-15 17:50
중국 '차이나 패싱' 우려… 역할론 거듭 강조

15일 '한반도 문제 대화 이어져야 활로 생긴다'는 제목의 인민일보 칼럼.[=사진 인민일보 캡처]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15일 사설 격인 종성(鐘聲) 칼럼을 통해 남북관계가 급물살을 타는 과정에서 나온 ‘차이나 패싱(중국 배제)‘ 우려에 ‘중국 역할론’을 강조하고 나섰다.

신문은 ‘한반도 문제, 대화로 이어져야 활로 생긴다’는 제목의 칼럼에서 최근 남북관계의 급진전에서 북·미 정상과 한국의 노력을 언급하며 “중국의 역할과 기여도 빠질 수 없다”고 강조했다.

칼럼은 얼마 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 특사로 방중했던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한반도 문제에서 중국의 역할을 높이 평가한 내용을 인용해 “이는 중국의 적극적 역할에 대한 긍정이며, 중국이 오랜 기간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추진해온 점을 인정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칼럼은 “현재 북·미 정상회담을 둘러싸고 다양한 판단과 분석이 나오는데, 지금의 한반도 정세가 과거 일촉즉발의 대립 국면보다 좋아졌다는데 이견이 없다”고 말하며 북·미 간 상호 불신이 장기간 대치 국면을 이끈 주요 원인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한반도 남북 당사자와 이해관계국 모두 안전과 발전을 통한 평화유지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인민일보는 중국이 북핵 문제의 당사자는 아니지만, 한반도 비핵화와 안정에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음을 거듭 강조하며 중국은 유엔 안정보장이사회에서 통과된 북한 관련 결의를 엄격히 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강제 제제는 목적이 아닌 수단”임을 지적했다. 칼럼은 제제와 압박을 협상 동력으로 신속히 전환해야 한다며 “현재 한반도 정세 변화는 중국이 주장해온 노선과 일치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중국이 제기한 ‘쌍중단(雙中斷,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과 한·미 연합군사훈련 동시 중단)’이 남북관계 개선의 기본 조건을 형성했고 좋은 처방이었음이 사실로 입증됐다”고 밝히며 “지난 2005년 중국 베이징에서 있었던 ‘9·19 공동성명(북한 제4차 6자회담에서 핵포기 약속)’부터 ‘쌍궤병행(雙軌竝行,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와 북·미 평화협정 협상 병행)’, 최근에 나타난 적극적인 변화까지 중국이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고 역설했다.

칼럼은 ‘차이나 패싱’을 의식한 듯 “중국은 한반도 관련국 간 대화를 이끌고, 지속시켜 나가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계속 최선을 다 할 것이다"라는 입장을 드러냈다.

인민일보는 지난 13일 중국 최대정치 행사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전날 이뤄진 정 안보실장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면담을 1면에 크게 보도해 주목을 받았다.

정 안보실장은 방중 일정에서 시 주석을 비롯해 양제츠(楊潔篪) 외교담당 국무위원, 왕이(王毅) 외교부장과 회동을 가졌다. 중국 외교 핵심 고위관계자 모두를 만나고 온 것이다.

관련 내용은 중국 주요 언론매체에 대대적으로 보도됐다. 한반도 균형자를 자처해온 중국이 ‘차이나 패싱’을 의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