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 외쳤던 박에스더 기자, 오히려 논란된 이유는?

2018-03-15 13:49
라디오서 '미투운동'관련 돌직구 질문...비난 폭발

[사진=tbs 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캡처]


‘김어준의 뉴스공장’ PD가 욕설 문제로 직위 해제된 소식이 알려지면서, 사내 성폭력을 털어놓은 박에스더 KBS 기자가 라디오에서 했던 발언이 재조명되고 있다.

박에스더 기자는 미투 직후인 지난 16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문화의 변화여야 하기 때문에 저희가 남성을 적으로 만들겠다는 것은 아니다. 남성분들 중에서는‘각오하라’고 생각하고 ‘큰일 났네’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을 수 있다”며 미투 운동에 대해 언급했다.

김어준이 “과거 자신이 쭉 그래왔다”고 말하자 박에스더 기자는 “혹시 공장장님께서도 조금?”이라고 반문했다. 갑작스러운 질문에 김 씨는 “저는 그런 적은 없습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김 씨의 대답에 박에스더 기자는 “미투에서 취재해 봐야겠네요. 과연 그런 적이 없었는지”라고 말한 후 “어쨌든 그런 차원이 아니라, 이런 문제를 함께 더 생각하자는 거죠. 같이 대책을 만들어 가고”라며 말을 마쳤다.

방송 후 박에스더 기자의 발언이 마치 미투 운동을 무기 삼아 남성을 잠정적 성추행범으로 몰고 갈 수 있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온라인에서는 “반대로 남자가 저 말했으면 미투 운동한다며 난리 쳤겠지(da***)” “미투를 그저 특종 기삿감 정도로 생각하고 기자 본인이 무슨 권력기관인 듯 조사하겠다는 말투. 미투가 기자가 조사해서 터트리는 건가? (mi***)” 등 공격적인 댓글도 달렸다.

논란과는 달리 KBS 취재팀은 ‘뉴스공장’관련 논란에 대해 “당시 김어준 진행자와 출연자들은 밝은 분위기에서 방송을 마쳤다”며 “방송 직후 각종 보도로 당사자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16일 밝혔다.

해당 방송일은 ‘뉴스공장’의 정 PD가 KBS 기자 3명에게 욕설을 해 논란이 된 날이기도 하다.

14일 미디어오늘에 따르면 ‘뉴스공장’ 제작진이 KBS 기자들에게 협찬 고지 멘트를 요청했다. 이에 기자들은 해당 멘트는 영리적 이익과 연관되어 할 수 없다고 밝혔지만, 생방송 중에 다시 이를 요청받았다. 기자들이 다시 거절하자 정 PD가 욕설을 했고, 방송이 끝난 후 KBS 기자들이 욕설 사실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정 PD 측은 당시 출연자인 기자들에게 직접 욕설은 하지 않았다며 방송 전반에 불만이 있어 혼잣말처럼 욕을 했다는 입장이다.

tbs는 자체 조사결과 해당 욕설 사실을 확인했고, 사내 규정에 따라 정 PD는 직위해제 및 근신 처분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달 14일 KBS 홈페이지에는 ‘KBS_MeToo: KBS 기자들이 말한다’라는 제목으로 2개의 기자들의 인터뷰 영상이 게재됐다.

이날 박에스더 기자는 남자 선배 기자들이 여기자들을 데리고 단란 주점에 방문했고, 자신을 성추행하는 것은 물론 도우미의 몸을 만지는 것을 목격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공론화해서 문제 삼아야 한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페미니즘 애기하는 애’로 찍히면 정상적으로 업무를 할 수 없는 분위기가 되는 것을 알고 있다. 이런 문제를 제기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람이 됐다”며 인터뷰 중 눈물을 흘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