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입산 철강에 관세 물리는 건 별 문제가 아니다. 문제는 중국의 환경보호와 철강업 구조조정 정책이다."

중국 철강업계 대표들이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 전국정치협상회의)에 참석해 내놓은 발언이다.  수입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각각 25, 15% 관세를 부과하는 미국 통상 제재안이 8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종 서명만 남겨두고 있는 가운데 나온 발언이다.  현재 중국을 비롯한 18개 세계무역기구(WTO) 회원국들은 미국의 관세정책을 비판하며 무역 전쟁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하지만 사실 중국 철강업계는 미국의 수입산 철강 관세 부과보다 중국 국내 정책 동향을 더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8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허우쥔(侯軍) 산둥철강 회장 겸 중국철강협회 부주석은 "미국의 관세 조치가 중국 기업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일방적 관세 부과는 국제무역 법규에 맞지 않는다"며 "보호무역주의는 글로벌 시장의 공평한 경쟁환경을 훼손해 결국엔 우리가 아닌 미국 철강기업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장우쭝(張武宗) 산둥 스헝(石橫)특강 회장은 "우리는 걱정할게 많다. 미국은 우리의 시장이 아니다"며 미국의 관세 부과에 별 우려를 나타내지 않았다. 

실제로 중국은 세계 최대 철강생산국이지만 사실 중국산 철강은 미국의 전체 철강수입량의 2.9%밖에 차지하지 않는다. 중국의 전체 철강 수출량에서 미국시장이 차지하는 부분도 1%에 불과하다. 

중국 철강업계가 더 걱정하는 문제는 따로 있다. 중국의 환경오염 퇴치 운동과 철강업 감산정책이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앞서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정부업무보고에서 올해 철강 생산설비량을 3000만t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공급측 구조개혁을 추진하는 중국은 이미 지난 5년간 철강업에서 모두 1억7000만t에 달하는 과잉생산설비를 감축한 상태다.

철강업 구조조정과 관련해 장우쭝 회장은 "철강재 가격 상승 속에 지난해 회사 매출이 2016년 대비 세배 늘었다"면서도 철강업계 미래는 낙관적이지 않다고 전망했다. 그는 10년후 중국 도시화율이 높아지면서 철강 수요량이 최소 30%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게다가 환경보호 정책이 강화되면서 철강업계 비용 부담도 커졌다.  장 회장은 "오수배출 기준이 강화되면서 철강 1t 생산하는데 비용이 20위안씩 추가됐다"고 전했다. 게다가 정부가 겨울철 스모그를 막기 위해 철강업계에 대대적 감산을 요구하면서 지난해 생산일이 58일 줄어 1억6000만 위안의 손실을 입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