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현칼럼] 트럼프의 독백
2018-03-01 12:49
[김봉현칼럼]
<트럼프의 독백>
아직도 나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다. 인생은 협상의 연속이다. 나는 협상을 즐기면서 살아왔다. 미친 척하는 것도 협상의 기술이다. 나는 결코 지는 협상을 한 적이 없다.
그런데 김정은이 결정적 순간에 멈추어야 하는 치킨게임의 제1 법칙을 알고나 있는지 모르겠다. 독일의 히틀러와 일본의 도조 히데키는 루스벨트 대통령 앞에서 멈추지 못했고, 소련의 흐루쇼프는 케네디 대통령 앞에서 멈추었다. 그 결과 히틀러는 자살하였고 도조 히데키는 처형당했지만, 흐루쇼프는 무사했다.
우리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유럽 전선에서 30만명, 태평양 전선에서 12만명, 한국전에서 3만6000명의 젊은 미군이 희생되었다. 인간은 죽음에서도 의미를 찾는다. 우리가 해야 한다면 우리는 한다. 북한 핵과 미사일이 우리를 위협하는 한 나는 이를 완전하게 제거할 것이다.
우리가 동원할 수 있는 전략수단은 막강하다. B-2 폭격기, F-22 스텔스 전투기, 핵잠수함,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EMP탄 등으로 북한 레이더망을 피해서 원포인트 가격을 준비하고 있다. 수백발의 미사일이 오차범위 3m 내외로 타격을 가할 것이다.
북한이 한국과 일본을 볼모로 우리의 ‘코피(bloody nose) 작전’을 피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 턱도 없다. 우리는 한 군데만 노린다. 오사마 빈라덴이 2011년 아무도 눈치 채지 못한 채 조용히 제거된 것도 이미 옛날 일이다. 그 이후 아프간과 중동에서 갈고 닦은 우리의 군사기술은 아무도 측량하지 못한다.
우리는 한국과 일본, 그리고 북한 주민들이 큰 피해를 보지 않을 것으로 본다. 또한 한국과 일본 모두 충분히 대비할 수 있다. 그러나 조그만 희생은 감수해야 한다. 우리의 안전이 최우선이다. 동맹을 지키기 위해서 우리 안전을 포기할 것으로 기대하지 말라. 더구나 요즘 한국이 우리를 동맹으로 생각이나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그동안 미국은 참을 대로 참아왔다. 우리가 점잖게 대하니까 우리를 호구로 아는 나라들이 있다. 중국을 비롯해서 많은 나라들이 국제 규범을 어기면서 우리를 이용해왔다. 아시아 몇몇 국가들이 고도성장을 자랑하지만 그들 모두 죄수의 딜레마가 가르쳐준 ‘배반의 이익’ 논리를 따른 재주밖에 더 있는가? 우리만 순진하게 자유무역주의라는 국제적 합의를 충실히 이행해 왔다.
지금부터 세계는 약육강식의 시대가 어떤 것인지 다시 한 번 실감하게 될 것이다. 푸틴을 보라, 시진핑을 보라, 아베를 보라. 모두들 안전벨트를 단단히 매 두는 것이 좋다. 우리의 전략적 인내(strategic patience)는 끝났다. 북핵문제를 지금 해결하지 않으면 더 큰 비용을 치러야 할 것이라는 것은 계산해 보지 않아도 안다. 지금 치료하면 되는데, 조그만 통증이 싫어서 차일피일 미루다가 결국 나중에 훨씬 더 큰 비용을 지불하는 것을 개인적 딜레마(individual dilemma)라고 한다지?
우리는 아직 우리 힘을 본격적으로 보여주지도 않았다. 북한은 이제부터 그동안 느껴보지 못한 뼈를 깎는 고통을 맛보게 될 것이다. 북한 해외 근로자 송금 20억 달러가 차단되기 시작하였고, 석탄 등 광물자원 수출 길도 막혔다. 이제 외환이 고갈되고 장마당은 폐허가 될 것이다. 옆에서 공연히 북한을 거들지 말라. 얼마 전에 라트비아 3위 규모 ABLV은행이 우리의 제재를 받은 지 2주 만에 파산 위기에 몰려 있다. 북한이 고통을 참지 못하면 일을 저지를지 모른다고 말리는 사람들도 있다. 우리는 그 순간을 노리고 있다. 진화생물학에서는 상대방을 죽음 직전까지 내몰아도 끝내 죽이지 못하면 그 상대방은 반드시 더 강해져서 나타난다고 가르친다.
이제 북한이 스스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북한이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백두혈통이라는 김여정도 내려오고 김영철도 내려오면서 부산을 떨지만 한 번 속지, 두 번 속지 않는다. 민족주의적인 감상에 젖은 남한 정부를 상대로 개성공단도 재개하고 금강산 관광도 열어 보려고 하겠지만 어림도 없다. 나는 북한이 고통 끝에 핵을 내놓든가 아니면 고통 속에 도발하기를 기다리고 있다. 북한이 우리를 상대로 치킨게임을 하려고 하였다면 큰 착각이다. 스릴이 없으면 게임도 아니다.
공산주의자들은 모든 사람들을 평등하게 대한다고 선전해 왔다. 김정은도 북한을 만민이 평등한 북한식 사회주의, 나아가서 공동체 주의를 추구한다고 사기를 친다지? 공동체주의의 결과는 진화의 중단밖에 없고 그것은 멸망을 뜻한다. 인류가 발전한 것은 인간들을 평등하게 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인간은 불평등의 자유 속에서 평화와 번영을 이룩해 왔다. 그것이 미국이다. 우리는 진화의 법칙에 충실할 뿐이다. ‘아메리카 퍼스트(America First)’는 결코 올림픽 메달 숫자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영향력은 계속될 것이다. 북한은 상대를 잘못 골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