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효백 칼럼] 시진핑 개헌 3대 핵심은 '1인체제, 일당독재, 반부패 개혁'
2018-02-27 06:00
헌법 서문엔 지난해 10월 열린 중국 공산당 19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서 당장(黨章·당헌)에 삽입한 '시진핑(習近平)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이 새로운 지도 이념으로 명시될 예정이다. 당장과 헌법에 지도자 이름을 단 지도사상이 명기되는 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마오쩌둥(毛澤東) 반열에 올랐다는 의미일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헌법서문보다도 규범력이 강한 헌법 본문 몇몇 조항도 개정되는데, 그중에서도 중요한 핵심부분은 다음과 같다.
첫째, 헌법 제79조 3항 국가주석과 부주석의 임기를 2연임으로 제한한 문구를 삭제해 시진핑 1인 장기 집권의 길을 열었다. 반면 헌법 제87조 2항 국무원 총리, 부총리, 국무위원 임기를 2연임으로 제한한 규정은 그대로 뒀다.
결론부터 말하면, 시진핑의 중국은 개혁·개방의 총설계사 덩샤오핑(鄧小平)이 제도화하고 솔선수범해 시행한 장기독재 방지 집단지도체제를 위배하고 마오쩌둥식 1인 통치 장기독재 시대로 퇴행할 위험성이 높아졌다. 전임자가 죽지 않아도 일정 기간 착실하게만 준비하면 자리를 이어받을 꿈을 품을 수 있는 임기제라는 제도적 장치를 버리는 대신 전임자가 죽어야만 후임자가 자리를 차지할 수 있는 종신제를 채택하는 치명적 과오를 범한 것이다.
‘7인 정치국 상무위원회, 즉 ’시진핑을 핵심으로 하는 일곱 거두‘의 수평적 원탁형 과두 독재통치체제였던 중국을 ’시진핑과 여섯 난장이‘가 통치하는 수직적 상명하복의 1인 독재체제의 예측불가능한 나라로 변해버리게 한 것이다. 이제 중국의 미래는 베이징 하늘의 스모그만큼 불투명해졌다.
둘째, 헌법 본문 제1조 2항에 ’중국 공산당의 영도‘를 명기했다. 중국은 ‘모든 권력이 중국 공산당으로부터 나오는', 즉 공산당이 주인인 당주(黨主) 국가다. 헌법 서문에 간접적으로 시사했던 중국 공산당 영도 원칙을 헌법 본문에 '중국 공산당 영도는 중국특색 사회주의 최고 본질적 특징이다'는 문구를 추가함으로써 ‘중국 공산당’을 헌법상 집권당으로 명시했다.
현재 중국 공산당은 사유재산 부정과 자본가 타도를 부르짖던 과거 옛소련과 동구권, 현재 북한의 정통 사회주의 계획경제체제의 공산당과는 전혀 다르다. 오늘날 중국 공산당은 부익부 빈익빈, 경제개발 우선, 성장 위주의 노골적인 독점자본주의 개발 독재정을 추구하는, 다시 말해 말로만 공산당이지 실제로는 자본주의 개발 일당 독재 국가주의정당 노선을 지향하고 있다.
셋째, 헌법 제3장 7절이라는 독립적 장절(章節)을 만들어 ’국가감찰위원회'와 관련한 5개 조항(123~127조)을 삽입했다. 중국 공산당 감찰기관 중앙기율검사위원회(중기위)는 중국 권력 구조환경에서 사법기관보다 더 막강한 감찰 권력을 휘둘러왔다. 그러나 중기위의 치명적 단점은 헌법과 법률에 전혀 근거가 없고, 당원만 감찰할 수 있다는 데 있었다.
그런데 이번 개헌은 중기위와 별도로 감찰위원회를 헌법상 국가감찰기관으로 신설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 감찰위원회가 신설되면 비당원 공직자도 감찰할 수 있어서 훨씬 강도 높은 반(反) 부패개혁을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참고로 덩샤오핑은 1982년 헌법 전면 개정 때 당중앙군사위원회와는 별도로 국가중앙군사위원회를 설치해 헌법상 군의 통수권을 국가중앙군사위에 부여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국가중앙군사위 지도부는 당중앙군사위와 완전한 동일인물로 구성돼 있다. 당중앙군사위 주석 시진핑 역시 국가중앙군사위 주석을 겸하고 있다.
그렇듯 시진핑의 동향(同鄕)이자 사실상 권력서열 2인자인 중기위 서기 자오러지(趙樂際)가 국가감찰위원회 주임을 겸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판 감사원 겸 공수처 격인 '감찰위원회'의 헌법 조문화는 권력형 부정부패의 임계점에 다다른 우리나라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나라도 개헌 시에 공수처 설치를 헌법에 명기해 헌법 기관화할 것을 제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