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주 종목서 넘어진 '스키 황제' 히르셔 “실수는 스포츠의 일부분”

2018-02-22 16:32

[ 22일 강원 평창군 용평 알파인 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대회 알파인스키 남자 대회전 경기에서 오스트리아 마르셀 히르셔가 미끄러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 2개를 목에 건 '스키 황제' 마르셀 히르셔(29·오스트리아)가 주 종목인 알파인스키 회전에서 넘어지며 시상대에 오르지 못했다.

히르셔는 22일 강원도 평창의 용평 알파인센터에서 열린 평창올림픽 남자 알파인 스키 회전 1차 시기에서 미끄러지며 레이스를 끝까지 마치지 못한 채 슬로프를 떠났다. 안드레 뮈레르(스웨덴)가 1,2차 시기 합계 1분38초99의 기록으로 1위에 올랐고, 스위스의 라몬 첸호이제른(1분39초33)이 은메달, 미하엘 마트(오스트리아·1분39초66)가 동메달을 따냈다. 한국 알파인스키의 간판 정동현은 1, 2차 시기 합계 1분45초07로 27위에 올랐고, 함께 출전한 김동우는 1차 시기 초반 미끄러져 실격됐다

‘스키 황제’ 역시 아쉬운 레이스를 했다. 초반 턴에서 한 차례 실수로 삐끗했으나 넘어지지는 않은 채 레이스를 이어가던 히르셔는 얼마 못 가 중심을 완전히 잃고 넘어졌다.

국제스키연맹(FIS) 월드컵 통산 남자 선수 2위에 해당하는 55승을 보유하고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개인전 우승만 네 차례 차지한 히르셔는 2010 밴쿠버 올림픽, 2014 소치 올림픽에 출전했으나 은메달 하나에 그치며 '무관의 제왕'으로 불렸다.

평창에서 알파인 스키 복합, 대회전에서 금메달 2개를 따내며 한을 풀었다. 그는 월드컵 26승,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을 거둔 주 종목인 회전에서 또 하나의 금메달을 노렸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동계올림픽에서 동일 대회 남자 회전·대회전 석권 사례는 다섯 번뿐이었다. 2006년 토리노 대회 벤야민 라이히(오스트리아)가 마지막이었다.

황제의 평창올림픽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히르셔는 오는 24일 알파인스키 팀 이벤트에서 3관왕에 도전한다. 동계올림픽 알파인스키 3관왕은 1956년 토니 사일러(오스트리아), 1968년 장-클로드 킬리(프랑스), 2002년 야니차 코스텔리치(크로아티아) 뿐이다.

히르셔는 실격 이후 "회전 훈련 때부터 좋지 않았기 때문에 메달 획득이 어려울 것으로 생각했다. 크게 실망하지는 않았다. 이런 종류의 눈에서는 자신이 없었다. 순전히 내 실수다“고 말했다. 이어 히르셔는 “실수는 경기와 스포츠의 일부다. 최고의 날이 아닐 때도 있는 것이다. 주 종목인 회전에서 이렇게 돼 안타깝지만, 충분히 성공적인 올림픽을 치르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