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건담·레고부터 뜨개질까지… 올림픽 국가대표 ‘이색 취미’ 눈길

2018-02-21 16:58

[사진=김은정 페이스북]


“레고는 지금 새 것만 15개가 쌓여 있다. 당장 조립하겠다.”

‘빙속 여제’ 이상화가 지난 19일 강원 평창군 용평리조트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시간이 나면 어떤 레고가 새로 나왔는지 둘러본다”는 그가 소문난 레고 마니아답게 쉬는 날 레고 조립으로 시간을 보내겠다는 각오(?)를 밝힌 것이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는 92개국 2925명이 참가해 역대 동계올림픽 중 가장 많은 선수가 파견됐다. 그만큼 세계 각국 선수들의 다양한 이색 취미생활도 눈에 띈다.

쾌조의 컨디션과 경기력으로 올림픽 4강 진출을 확정한 여자 컬링대표팀도 레고와 건담 조립이 취미다.

대표팀 스킵(주장)을 맡고 있는 안경선배 김은정은 인터뷰에서 소치올림픽 대표 선수팀 선발전에서 탈락한 뒤 “당시엔 컬링을 그만둘까도 생각했었다. 건담을 조립하며 마음을 다잡았다”고 털어놨다. 김민정 감독도 “선수들과 사흘간 집에 틀어박혀 건담과 레고를 조립하며 묵언수행을 했다”고 말했다.
 

[사진=민유라 인스타그램 ]


아리랑으로 감동을 선사했던 피겨 대표 민유라는 반려동물 돌보기가 취미다. 그녀는 최근 인스타그램에 ‘가족’이라는 글과 함께 반려동물을 안고 찍은 사진을 올려놓기도 했다. 민유라와 함께 조를 이뤄 공연한 알렉산더 겜린은 취미가 ‘잠자기(Sleeping)’라고 공식 홈페이지에 소개했다.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선수로 캐나다에서 귀화한 맷 달튼은 취미가 야구다. 고교 1학년 때까지 아이스하키와 야구를 함께한 바 있다. 관람도 좋아하는데 프로야구 두산의 경기를 즐겨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같은 아이스하키 대표팀의 마이크 테스트위드(한국명 강태산)는 골프와 낚시를 취미생활로 즐기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 찍기가 취미인 선수도 여럿이다. 여자 쇼트트랙의 심석희는 필름 카메라로 인물 사진 촬영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밝힌 바 있고, 루지의 임남규도 시간이 날 때마다 카메라를 들고 멋진 곳을 찾아서 촬영한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컬링의 김선영, 스피드스케이팅 박지우, 프리스타일 스키 장유진, 아이스하키의 이연정도 운동을 하지 않을 땐 사진을 찍는다.

외국인 선수들의 취미활동에도 이목이 쏠린다. 핀란드 대표팀의 뜨개질 사랑이 관심을 받고 있다.
 

[사진=핀란드 국가대표팀 트위터 캡처]


여자 바이애슬론 대표 카이사 메케레이넨은 뜨개질이 취미다. 크로스컨트리 스키에 출전한 동료 선수 이보 니스카넨에게 뜨개질을 가르치는 모습도 심심찮게 잡힌다. 선수뿐만이 아니다. 스노보드 코치 안티 코스키넨도 뜨개질 바늘과 실을 들고 있는 장면이 자주 영상에 잡혔다. 평창에 파견된 핀란드 선수 중 뜨개질 강자는 남자 스키점프 대표인 에투 노우시아이넨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에스컬레이터를 한손으로 잡고 올라가는 영상을 올려 누리꾼들의 주목을 받은 스위스 스키 대표팀의 파비안 보쉬는 산악자전거 등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기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