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JU★인터뷰②] 강세정 “누군가에게 선생님이라 불릴 때까지 연기할래요”
2018-02-20 07:00
※ [AJU★인터뷰①]에 이어 계속. ◀ 바로가기
사실 강세정이라는 이름은 낯설다. 그러나 ‘고나은’이라는 세 글자는 낯이익다. 배우 강세정은 자신의 본명으로 다시 돌아와 배우로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그는 2000년대 초반 걸그룹 파파야 멤버 출신이다. 당시 고나은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그룹 해체 뒤에도 오랫동안 배우 고나은으로 활동했다. 그러다 ‘내 남자의 비밀’에 합류하기 전 자신의 본명인 강세정으로 활동을 다시 시작했다.
파파야의 노래가 큰 인기를 끌자 ‘슈가맨’ 첫 번째 시즌에 출연하기도 했다. 그러나 재결합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이 없어요”라고 단호한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제가 능력이 안돼요. 어떻게 가수를 했나 싶을 정도로 할 수 있는 게 없었거든요. 추억은 추억으로 남길 때 가장 아름다운 것 같아요. 하하하.”
“원래 배우 준비를 했었어요. 그러다 가수 제의가 들어와 어린 마음에 하게 됐는데 고등학교 졸업을 하고 거의 바로 걸그룹을 하게 됐죠. 사실 그 전부터 잡지 모델이나 CF를 찍기도 했어요. 가수를 하게 됐는데 제가 하고 싶어서 한 것도 아니었고 그때야말로 그런 생활을 계속 하다보니 회사 사정으로 못하게 됐을 때의 데미지가 크더라고요. 뭘 할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유학을 갔다왔죠.”
그는 유학차 떠난 일본에서 일본어 공부를 하며 새로운 길을 강구했었다. 연기자의 길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던 시기도 있었다.
“그 당시엔 정말 뭘 하고 싶은 게 없었어요. 그저 아무도 나를 모르는 곳으로 가서 제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이 컸던 것 같아요. 일을 안 하려고 했던 건 아닌데 그 당시엔 이쪽 일이 제게 잘 안 맞았던 것 같아요. ‘보석비빔밥’이라는 작품이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미흡한데, 처음으로 주인공을 배조는 작품이었고 연기도 많이 안 해봤을때인데 대사량도 너무 많고 그런 것에 대한 심리적인 압박감이나 부담감이 컸었던 것 같아요.”
연기를 하고 싶지 않으려고 했던 시간도 있었다. 모든 것이 부담되고 지칠 때였다.
“한 2년 전 쯤에는 그만 두려고 했어요. 여러 가지고 잘 안되는 것 같은 느낌이었죠. 일을 해야 하는데 앞으로 나아가질 않고 뒤로 후퇴하는 느낌이었어요. 이 작업을 갖고 있는 많은 분들이 느끼는 감정이겠지만 우리는 선택을 받아야 하는 입장이잖아요. 어떻게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요. 사실 중국 쪽으로 활동을 해볼까 했는데 안 좋은 일이 생겨서 진출도 못하게 됐죠. 안 좋은 일이 겹치니까 내 길이 아닌가 싶더라고요. 그래서 먹고 살 수 있는 일을 생각하다가 필라테스 자격증을 따야겠다 싶었는데, 그러던 와중에 지금 회사와 연결이 돼서 이름을 다시 바꾸고 준비하면서 이 작품까지 하게 된 것 같아요.”
강세정은 여전히 싱글이다. 그렇다고 급하게 결혼을 생각하는 건 아니었다. 그러나 ‘내 남자의 비밀’을 촬영하며 결혼하고 싶은 생각을 했다고.
“좋아 보이기도 하고 안정적으로 보이더라고요. 원래 결혼 생각이 없었는데 이 작품하면서 결혼 생각을 하게 됐어요. 같이 작품하시는 분들이 결혼을 했고, 나와서 일도 열심히 하시고 가정 생활도 행복하게 잘 하시는 걸 보니 되게 좋아보이더라고요.”
결혼에 앞서 연애를 먼저 해보는 게 어떻냐는 질문에 그는 “제가 두가지 일을 잘 못해요”라고 너털 웃음을 지었다.
“이제 찾고 싶어요.(웃음) 어떤 사람이느냐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연애를 하고 싶어요. 사실 작품하면서 박정아, 송창의 씨가 조언을 엄청 해줬어요. 정말 행복해보이더라고요. 특히 송창의 씨는 와이프에게 너무 감사하다고 와서 막 자랑을 해요. 하하하. 정말 힘든 촬영이었을텐데도 집에 충실하더라고요. 정말 행복한 가정 생활을 하시는 모습이 정말 부러웠어요.(웃음)”
그렇다면 강세정이 생각하는 ‘좋은 사람’의 기준은 무엇일까.
“저랑 성격이 잘 맞았으면 좋겠어요. 하지만 그건 힘들 것 같아요.(웃음) 선택의 폭이 넓지 않는 것 같아요. 하하하. 뭔가 이야기를 했을 때 같이 마음의 여유가 있는, 좋은 방향으로 본인이 원하지 않아도 맞춰줄 수 있는, 활동적인 분이었으면 좋겠어요. 운동도 좋아하고, 같이 할 수 있는 취미가 있어야지 관계가 지속되는 것 같기도 하고요.”
‘내 남자의 비밀’을 성공적으로 마치며 2018년을 기분 좋게 시작한 강세정. 올해 더 자주 얼굴을 비쳤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이야기했다. 더불어 배우로서의 각오도 함께 전했다.
“올해의 계획은 좀 더 많이 자주 보여드리고 싶고, 좀 다양한 모습으로 대중분들 앞에 나서고 싶어요. 현재 활동하고 계시는 선생님들처럼 길게 연기를 계속하면 좋겠어요. 배우의 장점이 정년이 없는거잖아요. 또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무던히 노력해야 할 것 같아요. 같이 하시는 선생님들을 보면서 많이 느꼈어요. 그 분들도 여러 상황이 있으시지만 세월이 지나도 활동을 하시는 걸 보면 운도 없지는 않겠지만 그 뒤에 얼마나 많은 노력이 있으셨을까. 싶더라고요. 존경스러워요. 그런 모습을 보면서 저도 누군가가 저를 선생님이라 불러 줄 때까지 연기 하고 싶어요.(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