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경제]미 '한국 반도체 통상압력'? 트럼프 최종타겟은 이거였나

2018-02-19 14:32

결국 올 것이 오고 있나. 미국이 세탁기-태양광-철강에 줄줄이 폭탄관세를 매기는 가운데, 결국 목표물이 한국산 반도체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9일자 석간(헤럴드경제와 문화일보)들이 나란히 이 문제를 다뤘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1월19일 한국기업 등을 상대로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의 관세법 337조 위반여부를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SSD에 탑재된 것이 낸드플래시인데, 낸드플래시의 세계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이 바로 삼성전자다. 또 SSD 또한 삼성이 점유율 세계1위(시장의 30%차지)다. SK하이닉스는 세계 점유율 7위를 차지하는 기업이다. 

ITC가 나서게 된 것은, 명분상으로는 미국업체들이 제기해온 특허 침해 소송 때문이다. 작년 11월 넷리스트(미국 반도체업체)가 SK하이닉스의 메모리 모듈제품에 대해 특허 관련 소송을 제기했고, 12월에는 비트마이크로(미국 SSD업체)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제조한 SSD와 반도체 관련 부품에 대해 관세법 337조 위반 여부를 조사해달라고 ITC에 요청했다.

최근 트럼프 정부의 통상압박 기조와 맞물려, 국내 반도체 회사들이 크게 긴장하고 있는 것은 물론이다. 물론 특허침해와 관련한 관세법 337조 조사는 통상압박이 아닌 '사실 조사'차원으로 읽을 수도 있지만, 철강에 최대 53%까지 관세를 부과하는 트럼프의 밀어붙이기가 반도체를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고도 볼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대한 진단은 이렇다.

"특허분쟁을 명분으로 내걸었지만,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독주하고 있는 한국업체를 일단 관세법으로 압박하는 분위기인 것은 분명하다. 반도체 역시 미국의 사정권 안에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재계 관계자, 헤럴드경제)

"TV,자동차,반도체는 미국 기업의 원성이 작지 않은 품목인 것은 틀림없다."(재계 관계자, 문화일보)

"(트럼프의 통상압박에) 한국산 반도체도 예외가 될 수 없고, 만약 반도체에 손을 댄다면 그 파장은 매우 클 것이다."(김종훈 전통상교섭본부장, 문화일보)
 

[사진 = 반도체]



트럼프대통령은 한국을 '이른바 동맹국(so-called allies)'이라 지칭하며 무역에 관해선 동맹국이 아니라고 잘라 말한 바 있다. '동맹'이라는 말 속에 들어있는 양국관계의 온기가 무역에서는 작동하지 않는다는 의미일 것이다. 반도체에 대한 접근 방식 또한 그 이상을 기대할 수 없을지 모른다. 기우였으면 좋겠지만 말이다. 관세법 337조 위반 조사는, 자국 우선주의의 팔을 걷은 트럼프가 이 분야를 흔드는 일에 착수했다는 신호에 가깝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심각하게 리스크를 감지하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