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노벨 평화상에 日 원폭피해자단체협의회 선정…"핵 금기 확립에 기여"

2024-10-11 19:09
1956년 원폭 피해자 중심으로 창설

일본의 원폭 생존자 단체 '니혼 히단쿄'. [사진=연합뉴스]
노벨 평화상 선정위원회가 11일 일본 원폭피해생존자 민간단체인 피해자단체협의회(日本被團協·니혼 히단쿄)를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일본이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것은 비핵화 노력 공로로 사토 에이사쿠 전 총리가 선정된 1974년 이후 50년 만이다.
 
노벨위원회는 이날 “니혼 히단쿄는 핵무기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노력과 증언을 통해 핵무기가 다시는 사용돼어선 안 된다는 것을 보여준 공로가 있다”며 “니혼 히단쿄와 다른 히바쿠샤(피폭자·원폭 피폭자를 뜻하는 표현)의 대표자들의 특별한 노력은 ‘핵 금기’의 확립에 크게 기여했다”고 수상 이유를 밝혔다.
 
이어 “역사적 증인들은 자기 경험을 바탕으로 한 교육 캠페인을 만들고, 핵무기 확산과 사용에 대해 긴급히 경고함으로써 전 세계적으로 핵무기에 대한 광범위한 반대를 형성하고 공고히 하는 데 도움을 줬다”고 강조했다.
 
노벨위원회는 아울러 “내년은 미국의 원폭 두 개가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주민 약 12만명을 죽인 지 80주년이 되는 해”라며 “오늘날의 핵무기는 훨씬 더 파괴적인 힘을 가지고 있어 문명을 파괴할 수도 있다”고도 덧붙였다.
 
니혼 히단쿄의 미마키 도시유키 대표는 평화상 수상에 대해 “전 세계에 핵무기 폐기를 호소하는데 큰 힘이 될 것”이라는 소감을 밝혔다.
 
니혼 히단쿄는 1956년에 일본 내 피폭자 협회와 태평양 지역 핵무기 실험 피해자들이 결성한 시민단체다. 일본에서 가장 크고 영향력 있는 피폭자 단체로 평가 받는다.
 
노벨평화상은 인류 평화에 이바지한 인물이나 단체에 주어지는 상으로, 1901년 시작돼 올해 105번째 수상자가 결정됐다. 수상단체에게는 상금 1100만 크로나(약 13억4000만원)이 지급된다.
 
앞서 7일에는 생리의학상 수상자에는 마이크로RNA 발견에 기여한 미국 생물학자 빅터 앰브로스와 게리 러브컨이, 8일에는 물리학상 수상자로 인공지능(AI) 머신러닝(기계학습)의 기초를 확립한 존 홉필드와 제프리 힌턴이 선정된 바 있다.
 
9일 화학상은 미국 생화학자 데이비드 베이커와 구글의 AI 기업 딥마인드의 데미스 허사비스 최고 경영자(CEO)·존 점퍼 연구원이 수상했다. 10일에는 문학상 수상자로 한국의 소설가 한강이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