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영 회장 "채용모범 규준 만들겠다"
2018-02-06 15:05
김태영 은행연합회장은 6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은행연합회·신용정보원·국제금융센터·금융연수원·금융연구원 5개 기관 기자간담회에서 채용비리 관련해 은행연합회 차원의 대안이 있냐는 질문에 "금융감독원에서 발표하고 검찰에서 수사 착수하는 걸로 알고 있다'며 "관련 내용은 검찰 수사결과가 나오면 정확하게 나올 것으로 본다"고 말을 아꼈다.
김 회장은 그러면서 "은행권 공동으로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채용 절차를 공평하고 투명하게 운영할 수 있는 모범규준을 만들어볼까 생각 중"이라며 "필요하다면 감독당국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모범규준을 규제 위주로 만들지 않을 예정이다. 어느 정도 유연성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신규직원 채용 모범규준이 각종 고용시장에서 필요로 하는 유연성·다양성·자율성 등을 감안할 것"이라며 "(규제의)범위나 수준 등을 어느 정도로 할 것이냐하는 문제는 사례를 들여다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TF는 은행연합회 기획조사부가 담당한다. 아직 일정은 구체화되지 않았다. 금융감독원 조사 결과에 따라 유연하게 TF 일정을 조율할 방침이다.
다른 산업에 비해 은행권에서 유독 채용비리 의혹이 불거지는 것에 대해 김 회장은 "은행에 주인이 없어 편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그 만큼 열심히 하라는 채찍으로 받아들이고 맷집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최근 지속되고 있는 금융당국과 은행간 갈등에 관해선 "검찰 수사가 끝난 뒤에 빨리 봉합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회장이 은행연합회장으로 취임한지도 어느덧 두 달이 넘었다. 그는 "국회와 정부, 언론기관 등에 인사를 다니고 청와대 행사에 참여하는 등 여러 바쁜 업무가 많았다"며 "아침에 출근해서 퇴근하려고 하면 '내가 하루종일 뭘했나' 싶을 정도로 정신 없이 보냈다"고 소회를 밝혔다.
취임한 후 은행연합회 소속 은행들과도 많은 대화와 고민을 나눴다. 은행 산업이 우리 경제의 혈맥 역할을 수행해서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선 노력이 필요하다는 데 뜻을 모았다.
김 회장은 "이를 위해 은행의 자금중개 기능을 강화하고 기술금융을 활성화해서 기업 성장 단계별로 필요자금이 공급될 수 있도록 정책당국·은행과 협조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디지털혁신도 큰 과제다. 그는 "디지털 혁신을 기반으로 한 업무 혁신과 4차 산업혁명에 맞는 새 시스템을 만들어 나가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부터 착수한 블록체인 인증시스템 구축 작업을 비롯해 개인신용정보 관련법 개정, 빅데이터 활용 문제 등에 관심을 가지고 은행들과 머리를 맞댈 예정이다.
국내 은행들의 글로벌 진출 역시 은행연합회가 신경쓰는 부분이다. 김 회장은 "민간 차원에서 협력할 수 있는 부분이 무엇인가 고민 중"이라며 "아시아 신흥국 대사들을 초청해서 은행장들과 간담회를 갖고 필요한 경우 협조체제를 구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