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인플레 상승 전망에 빨라진 금리인상 초시계...공포지수 최대
2018-02-06 17:26
다우지수 등 최대 낙폭 기록...물가 상승에 따른 금리 인상 우려 탓
최저 실업률ㆍ임금 상승 등 인플레이션 상승 여력 높아져
2015년 이래 공포지수 30 초과..."파월 의장 리더십 시험대에"
최저 실업률ㆍ임금 상승 등 인플레이션 상승 여력 높아져
2015년 이래 공포지수 30 초과..."파월 의장 리더십 시험대에"
미국 채권 금리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가운데 인플레이션 상승 전망까지 나오면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공포지수'로 통하는 변동성지수(VIX)가 최대 수준으로 오르는 등 시장 변동성이 높아진 가운데 새 연준 의장으로 취임한 제롬 파월의 통화정책 향방에도 관심이 쏠린다.
5일(이하 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마지막 거래일보다 1175.21포인트(4.6%) 폭락한 2만4345.75에 거래를 마쳤다. 2011년 이후 최대 낙폭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도 각각 4.10%, 3.78% 하락했다.
이날 뉴욕증시가 요동친 것은 안정적인 고용 환경에 따른 인플레이션 상승 전망이 나오면서 기준금리 인상 시기가 빨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반영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미 경제매체 쿼츠는 이날 보도를 통해 "각국 중앙은행이 양적완화(QE)에 정책을 펴왔지만 물가 수준은 지난 10년간 최저 수준에 머물렀다"며 "최근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미국의 고용 환경 등을 보면 인플레이션 상승 여력이 있다"고 전했다.
연준은 그동안 올해 최소 3차례 기준금리를 상향 조정할 것이라고 밝혀왔다. 제16대 의장으로 공식 취임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긴축 스케줄을 조정하면서 올해 4차례 인상할 가능성도 있다고 쿼츠는 내다봤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3월 0.25%p 수준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71.9% 반영한 것으로 나타났다.
불안한 미국 채권 시장도 기준금리 조기 인상 전망에 무게를 실어준다. 채권 금리 상승은 중앙은행의 금리인상 가능성과도 관련이 있다.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미국 채권시장에서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장중 2.885%까지 치솟으면서 2014년 1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가 2.702% 수준으로 조정됐다. 4년 만에 최고 수준(2.85%)을 보였던 지난주보다는 소폭 하락한 것이다. 다만 통상 국채 장기 금리의 고비를 3% 수준으로 보는 점에 비하면 안도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백악관은 경제성장률 증가, 낮은 실업률 등 '경제 펀더멘털'이 양호한 만큼 증시 하락에 대해 우려를 진화하고 나섰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 방침도 채권 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국채 발행이 불가피한 만큼 채권 가격 하락을 더욱 부추길 수 있는 탓이다.
이른바 '공포지수'로 통하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는 직전 거래일보다 약 104% 급등한 35.31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중 38까지 치솟았다가 조정된 것이지만 VIX가 30 이상으로 치솟은 것은 2015년 이후 처음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통상 VIX가 상승하면, 위험 자산 조기 매각이 늘면서 증시 하락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어 불안이 계속되고 있다.
CNBC는 "파월 의장은 전임 옐런 체제의 통화정책을 유지한다고 밝혀왔지만 취임 직후부터 리더십에 대한 시험대에 올랐다"고 평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인플레이션의 상승이 예상될 경우 연준은 기준금리 인상 횟수를 늘릴 수도 있다"며 "다만 주가 하락과 채권 금리 상승이 경제 성장 저하의 요인으로 판단된다면 3차례 이하로 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파월 의장은 5일 취임 영상 연설을 통해 “현재 실업률은 낮고 경제는 성장하고 있으며 인플레이션은 낮다”면서 “통화정책을 통해 우리는 경제 성장, 견조한 고용시장, 물가 안정이 지속되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연준의 점진적인 금리인상 기조와 정책 연속성을 시사하는 메시지라고 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