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안전불감' 서울시내 노인요양병원·시설 10곳 중 1곳 이상 소방시설 불량

2018-01-30 08:39
상반기 중 모든 요양병원 내 간이스프링클러 설치해야

 거동불편 환자 구조용 '들것 겸용 매트리스'.[사진=서울시 제공]


모두 39명의 사망자를 낸 밀양 세종병원 화재에도 불구하고 안전불감증이 사회전반에서 만연하다는 지적이다. 서울시내 노인요양병원·시설 10곳 중 1곳 이상의 소방시설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는 시내 노인요양병원(106개소)과 노인요양시설(239개소)의 소방특별조사 중간점검(291개) 결과, 42곳에서 135건의 불량사항을 적발했다고 30일 밝혔다.

불량 내용을 보면 피난설비 58건, 소화설비 35건, 경보설비 21건, 건축법 10건, 기타 11건 등이었다. 이에 조치명령 31건, 과태료 6건, 기관통보 5건 등이 내려졌다.

시는 작년 11월부터 진행한 이들 전체의 특별소방조사를 내달 중 마무리한다. 서울시는 곧 시내 일반 의료병원(총 362개소)에 대해서도 추가 조사에 들어가 2월 중 마친다는 방침이다.

시는 재난약자 수용시설에서 화재 발생 시 인명피해 최소화 및 신속한 화재진압이 이뤄지도록 △거동불편 환자 구조용 '들것 겸용 매트리스 도입 검토 △노인요양병원 간이스프링클러 설치 지도‧감독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화재 초기에 투입되는 소방력을 기존 '4~6개 진압대, 구조대 1개대'에서 '6~8개 진압대, 2~5개 구조대'로 확대한다. 관련 법에 따라서 모든 노인요양병원(서울 106개소)은 오는 6월까지 간이스프링클러 설비를 설치해야 한다.

박원순 시장은 "제천·밀양 화재 등 최근 발생한 화재사고를 정밀하게 분석해 근본적인 해결책을 모색할 것"이라며 "요양병원 등 재난약자 수용시설의 소방안전조사를 벌이고 매주 소방안전점검회의를 열어 보완점을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특정소방대상물은 병원, 공사장, 전통시장 등 화재시 다수 인명피해가 예상되는 시설로, 소방시설법이 규정하는 소방시설을 갖추고 정기점검을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