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석 넥슨 디렉터 '오류의 땅 듀랑고'에 입장 표명..."4가지 문제점 발견...안정적 서비스 제공할 것"

2018-01-26 17:28

듀랑고 공식 페이스북 공지 화면.
 

이은석 넥슨 디렉터가 모바일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야생의 땅: 듀랑고'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 게임은 넥슨의 올해 가장 큰 기대작으로 출시 첫 날인 25일부터 이튿날인 26일까지 각종 오류와 접속이 안되는 문제로 '오류의 땅 듀랑고'라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이 디렉터는 26일 듀랑고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먼저 오랫동안 기다려주신 여러분께 오픈 첫날 정상적인 서비스를 제공해드리지 못한 점을, 모든 개발진과 운영진을 대표해 깊이 사과 드린다"고 운을 띄었다.

이어 "듀랑고는 1개 서버(서버군)당 동시접속자를 다른 게임들보다 훨씬 많이 받을 수 있어 유저분들 사이의 상호작용 장벽이 최소화된 MMO 시스템을 준비하고 있었고, 더 많은 분들이 찾아주실 때를 대비하여 비슷한 규모의 두번째 서버군(아시아 브라보 서버)도 미리 준비해 둔 상태였다"고 덧붙였다.

듀랑고 각 서버군에는 실제로 수 천대의 서버가 촘촘하게 엮여있고, 각 서버가 역할을 나눠 긴밀히 통신하는 구조로 돼있다. 이러한 서버 구조는 완전한 오픈월드 MMORPG이면서도 새롭고 밀도있는 탐험과 개척의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듀랑고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설계됐다는 얘기다.

이 디렉터는 "기존의 어떤 인터넷 서비스와도 다른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에 안정성과 성능의 검증이 듀랑고 개발 과정에서 가장 큰 숙제 중 하나였다"면서 "이 서버군을 준비하기 위해 긴 기간의 해외 베타 테스트 동안 서버 구조의 안정성을 향상시켜 왔고, 수십만명의 동시 접속자를 수용할 수 있는지 검증하기 위해 내부에서 자동으로 플레이하는 봇을 사용해서 수십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지 여러 번 검증해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 과정에도 불구하고 어제 서비스를 여는 과정에서 생각하지 못했던 문제가 다수 발견됐으며, 각각을 해결하다 보니 여러 번 서버 점검을 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게 이 디렉터의 설명이다. 그러면서 그는 △인구 밀도 조절 장치 △대기표 시스템 △인구 밀도 △데이터베이스 등 4가지 측면에서 문제점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이 디렉터는 "듀랑고는 어떤 섬에 몇 명의 사람이 있는지 카운트하는 것과, 쾌적한 인구 밀도가 유지되는 섬이 어디에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데이터베이스 색인'를 만들고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25일 발견된 문제는 동시에 너무 많은 사람이 가입할 경우 해당 색인을 유지하는 데이터베이스 노드에 과부하가 걸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문제는 해외 베타 테스트 기간에는 유저의 유입 속도가 충분히 빠르지 않아서 드러나지 않았고, 내부의 과부하 테스트에서도 가입 속도가 빠를때의 시나리오에 포함되지 않아서 드러나지 않았다"며 "해당 색인의 성능 부하를 줄이고 색인을 담당하는 데이터베이스를 늘려서 해결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 디렉터는 데이터베이스가 아직 충분한 동시 접속자를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대기표 시스템 자체에 부하가 걸리면서 문제가 발생한 점도 설명했다.

그는 "대기표 시스템이 사용하는 데이터베이스를 확장하고 부하를 줄일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강구했으나 이 문제가 계속 발생했고, 대기열에 들어가는 대신에 이상한 오류 메시지를 보고 계신 분들이 많아지는 결과가 생기게 됐다"며 "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하기에, 그 전까지는 이 시스템에 부하를 줄이기 위해 예상 대기 시간을 정확하게 계산하는 기능을 생략했다"고 밝혔다.

또 이 디렉터는 인구 밀도 조절 시스템을 급히 수정하는 과정에서 인구 밀도를 정확하게 예측하기 어려운 부분이 생겼다고 전했다. 많은 유저분들이 열기구를 타고 마을섬으로 진출하시면서 인구가 의도보다 과도하게 많은 마을섬과 불안정섬들이 출현하게 됐다는 얘기다.

그는 "예상보다 훨씬 많은 사람이 한 곳에 몰린 지역이 생기면서 서버 전체적으로 지연 현상과 상호작용 장애, 지형이나 사유지 영역이 보이지 않는 등의 다양한 문제가 생겼다"면서 "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적절히 인구가 분산돼야 하지만, 이미 마을섬에 터를 잡으신 유저분들을 강제로 이주시킬 수는 없어서 어려움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이 디렉터는 게임에 사용 중인 데이터베이스의 성능이 충분히 나오고 있지 못하는 문제를 발견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사용하는 기계를 좀 더 증설하고, 데이터베이스에 부담이 많이 가는 요소를 줄이기 위한 서버 업데이트를 오늘 오후 점검에 진행할 예정"이라며 "처음부터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해 드렸다면 더없이 좋았겠지만, 지금이라도 가능한 빨리 즐거운 경험을 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 디렉터의 이 같은 공식 해명에 불구하고도 유저들의 반발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 상황이다. 듀랑고는 25일 오전 10시 서비스 개시 시점부터 접속이나 캐릭터 생성이 원활하지 않았다. 넥슨은 전날 오전 11시 35분부터 오후 1시 25분까지, 오후 4시 30분부터 5시 30분까지, 오후 6시부터 8시까지 세 차례 '긴급 점검'에 나섰고 새 서버도 열었지만 서버 접속 오류를 해결하지 못했다.

이에 25일 오후 10시 30분부터 오전 1시 30분까지 서버를 증설했지만 현재까지도 이용자들은 여전히 접속에 문제를 겪고 있다. 이용자들은 6년에 걸친 개발 기간에 불구하고, 서버 조차도 관리가 안되는 점에 원성의 목소리를 높이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