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평창동계올림픽 폐기물 수거함에 ‘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 로고가...심무경 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 이사장
2018-01-21 13:56
중국 올해 재활용 쓰레기 수입 금지, 패트병 수출액 감소
한국 포장재 재활용 비율 80%, 선진국 수준
10개월된 순환자원홍보관, 방문객 3만명 돌파
한국 포장재 재활용 비율 80%, 선진국 수준
10개월된 순환자원홍보관, 방문객 3만명 돌파
오는 2월 9일부터 25일까지 개최되는 '2018평창동계올림픽' 기간 동안에는 경기장 주변 곳곳에 폐기물 분리수거함을 볼 수 있다. 수거함에는 올림픽 공식 협찬사인 코카콜라와 함께 ‘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 로고가 눈에 띈다. 지난해말 센터는 강원도 평창과 강릉 모든 경기장 주변에 수거함 약 1000대를 제작, 보급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중점을 둔 ‘친환경 올림픽’ 개최에 핵심 역할을 하기 위해 센터는 2016년부터 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와 협력해 왔다.
심무경 센터 이사장(59)은 “이달 말부터 센터 회원사 2개사가 평창과 강릉 15개 경기장과 선수촌 등에서 배출되는 폐기물을 매일 새벽, 무상으로 수거해 재활용하기로 했다”며 “대회 기간 동안 쓰레기 적체 등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적기에 수거·처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폐기물 버리면 '쓰레기', 재활용하면 '돈'
“대기 오염이나 수질 오염 등은 ‘처리’라는 용어를 쓰는데 폐기물은 ‘관리’라고 한다. 오염이 처리를 해서 없애야 하는 개념이라면 폐기물은 관리를 해서 재활용하기 때문이다. 폐기물은 다시 쓰는 자원이라는 점에서 산업과 직결된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중국은 폐플라스틱, 폐지 등 재활용 쓰레기 수입을 금지했다. 중국은 2016년 기준으로 전세계 재활용 쓰레기의 절반에 달하는 730만t의 플라스틱·종이·금속 등을 수입·가공했다.
세계 최대 재활용 쓰레기 처리국인 중국의 이번 조치로 세계 곳곳에서 재활용 폐기물 처리에 비상이 걸렸다.
더럽고 위험한 쓰레기가 재활용 폐기물과 섞여 들어와 위생과 환경오염이 심각해졌다는 게 수입 금지 이유였지만, 중국 속내는 자국 폐기물 재활용의 비율을 높이기 위함이었다.
이에 따라 중국에 대한 최대 폐기물 수출국 중 하나인 우리나라도 난감해졌다. 센터가 중국에 폐기물을 수출해 연간 거둬들인 수익은 전체의 23%, 페트병만 보면 수출액이 연 평균 200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지난해 대 중국 페트병 수출액은 160억원가량으로 줄었다. 올해엔 중국 수입 금지 조치로 이마저도 힘들어졌다.
국내 사정도 녹록지 않다. 센터에 따르면 전체 재활용 쓰레기 의무 수거량은 연간 120만t, 이중 유리병·페트병 등은 갈수록 수거 비율이 줄어 의무량을 달성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종이팩은 폐지 등과 섞여 있어 수거를 못 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특히 최근 몇 년간 저유가 상황이 유지되면서 재활용품 가격도 덩달아 하향세다.
심 이사장은 “2012~2013년 유가가 고공행진했을 때는 플라스틱, 페트병 등 가격도 같이 뛰었다”며 “재활용 실적에 비례해 회원사(재활용 업체)들은 센터 지원금 대부분을 받아갔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요즘은 유가 하락과 함께 재활용품 가격이 절반가량 떨어졌다”며 “신제품과 재활용품 가격도 거의 비슷해지면서 재활용품을 찾는 수요가 눈에 띄게 줄었다”고 덧붙였다.
센터는 유리병·페트병에 음료를 담아 생산·유통하는 기업 등 생산자로부터 재활용 분담금을 받아 재활용 업체를 지원하고 있다.
유가변동으로 재활용품 판매가가 하락해도 지원금은 일정하다 보니, 지금처럼 유가가 낮은 상황에서는 영세 재활용 업체에 주는 지원금도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게 심 이사장의 설명이다.
문제는 재활용 산업이 침체되면 환경파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그는 “재활용하지 못하면 매립 또는 소각해야 하는데 매립할 경우 비닐은 자연 분해되는데 100년, 캔은 200~500년, 플라스틱 용기는 300~400년 걸린다”며 “소각할 경우 발생하는 독성물질 처리 문제도 있어, 결국 재활용 산업은 우리의 환경, 생존 문제와 직결된다”고 말했다.
◆한국 포장재 폐기물 재활용 비율 80%, 선진국 수준
그럼에도 우리나라 포장재 등 폐기물 재활용 수준은 선진국과 견줘도 뒤지지 않는다.
센터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1990년대부터 폐기물 예치금·부담금 제도 및 쓰레기종량제를 도입했다. 2000년대에는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가 도입되면서 포장재 폐기물 재활용 비율이 획기적으로 늘어 최근 80%를 넘어섰다.
EPR은 생산자가 생산과 판매뿐 아니라, 사용후 발생되는 폐기물 회수 및 재활용까지 책임을 지는 제도다. 음료 업체의 경우 판매한 페트병 전량을 의무적으로 수거, 재활용해야 한다. 이를 어기면 재활용 부과금을 내야 한다.
특히 포장재 폐기물 재활용 비율은 2016년 이후 눈에 띄게 늘었다.
포장재 폐기물의 경우, 재활용 규모가 2015년 107만t에서 2017년 128만t으로 20% 넘게 확대됐다. 영세 재활용 업체에게 주는 지원금 규모도 같은 기간 1160억원에서 1380억원으로 20% 가까이 늘어 이들 업체 경영난 해소에 도움이 됐다.
빈용기보증금제도의 성공적 정착도 센터의 대표적 성과 중 하나다. 1985년 도입된 빈용기보증금제도는 소비자가 유리병으로 된 소주, 맥주 등을 먹고 빈 병을 소매점에 가져가면 보증금을 돌려주는 제도다.
지난해 1월1일부터는 빈 소주병의 경우 보증금이 40원에서 100원으로, 맥주병은 50원에서 130원으로 상향조정됐다.
센터에 따르면 보증금 인상 후 소비자가 직접 보증금을 찾아가는 비율이 지난해 12월말 기준 50.9%로 예년에 비해 2배가량 증가했다.
심 이사장은 “과거 집에서 나오는 빈 병을 모아 동네 가게에 갖다 주고, 그 돈으로 과자를 사 먹던 기억이 있을 것”이라며 “새로 병 하나를 만드는데 160원가량 드는 반면, 세척해서 재사용하면 50~70원 정도로 빈 병 재사용이 훨씬 경제적이고 친환경적”이라고 말했다.
◆10개월 된 순환자원홍보관, 방문객 3만명 돌파
폐기물 재활용 과정을 보고, 듣고, 만질 수 있는 '다시 쓰는 세상, 순환자원 홍보관'이 문을 연지 10개월만에 어린이 방문객 수가 3만명을 돌파했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 판교에 있는 홍보관은 지난해 4월 12일 지상 3층 규모로 개관됐다. 현재 조합단위 센터가 자원순환 체험장으로 설립, 운영하는 최초의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홍보관은 캔·페트병·유리병 등 포장폐기물 발생에서 재활용까지의 모든 과정을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 체험할 수 있는 국내에서도 유일한 순환자원 전시·체험 공간이다.
매주 화∼일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유치원·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운영하며, 단체 또는 개인이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센터는 올해 1년 간 홍보관 운영결과를 면밀히 분석하고 홍보대상 연령 층을 중학생까지 확대해 체험형 전시시설을 보강할 예정이다. 종이팩으로 종이를 제조하는 과정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종이 제조 체험시설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심무경 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 제2대 이사장= 경남 거창 출신으로 1982년 3월 환경부 특채로 공직에 임용됐다. 환경부 산업폐수과장, 교통환경과장, 감사담당관, 운영지원과장, 국립환경인력개발원장, 대구지방환경청장, 낙동강유역환경청장 등을 지냈다.
2012년 구미 불산사고 당시 대구지방환경청장이었던 심 이사장은 원활히 사고를 수습해 호평을 받았다.
심 이사장은 2011년 환경부 노동조합원들이 뽑은 ‘닮고 싶은 간부공무원’, 2013년 부경대학교의 ‘자랑스러운 부경인’에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