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이번주 1060원 붕괴 우려

2018-01-16 19:00
8일·15일 붕괴…1050원선 예고
弱달러 지속 제지 수단 없어 우려

[그래픽=임이슬 기자]


연초부터 맥을 못 추던 원·달러 환율이 결국 이번주에 1060원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외환당국의 개입에도 유로화 강세로 인한 달러 약세가 이어지면서 상황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16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과 같은 달러당 1062.7원에 거래를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이미 지난 8일과 15일 장중 한때 1060원대가 붕괴되며 1050원 시대를 예고했다.

외환당국은 지난 8일 원·달러 환율이 3년 2개월 만에 1050원선을 터치하자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조정)으로 1060원을 방어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당국의 개입 경계감으로 그동안 원화 하락 폭은 제한돼 왔다. 하지만 달러 약세 탓에 환율은 더이상 오르지 않고 1060원 초반에 머무르고 있다.

문제는 시기다. 전문가들은 1050원선 붕괴 시기를 이번주로 보고 있다. 미국 달러화 가치가 빠르게 떨어지면서 마지노선으로 간주되었던 달러인덱스 90선 붕괴를 눈앞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달러인덱스는 달러를 제외한 전 세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의 평균적인 가치를 나타내는 지표다.

달러인덱스는 이날 90.476를 보였다. 2014년 1월 이후 3년 만에 최저치다. 전날 종가(90.416) 대비로는 상승했지만, 지난 9일 이후 4거래일 동안 하락(92.528→90.416)하며 90선 아래로 떨어질 것이 기정사실화 되고 있다.

지난주 공개된 12월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 회의록에서 위원들이 통화완화 정책의 종료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하면서 유로화가 치솟은 것도 달러 약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유럽 경제의 회복세가 미국을 압도하면서 미국 달러가 가치 하락 압력을 받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미 환율이 1050원대 진입을 수차례 시도했지만 당국의 개입 경계감으로 그동안 1060원선을 지켜온 것"이라며 "달러가 꾸준히 약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환율 하락을 제지할 재료가 없다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