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가상계좌 해지 검토에 암호화폐 업계 혼란…'실명확인 입·출금'도 보류

2018-01-12 17:44

암호화폐의 한 종류인 비트코인. [사진=아주경제 DB]


시중은행들이 암호화폐(가상화폐) 거래와 관련한 실명확인 가상계좌 입·출금 서비스를 도입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암호화폐 거래소 등 관련업계가 혼란에 빠졌다.

12일 신한은행과 IBK기업은행 등 시중은행은 실명확인 가상계좌 입·출금 서비스 준비를 중단하고, 기존 가상계좌도 점차 닫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KB국민은행과 KEB하나은행도 암호화폐를 두고 혼란이 빚어지자 소극적인 모습이다. 정부 방침이 정해질 때까지 가상계좌 서비스에 나서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에 암호화폐 거래소 등 관련업계는 당황스럽다는 반응이다.

신한은행에서 가상계좌를 받는 국내 거래소 빗썸은 사태 파악에 나서다. 빗썸은 현재 신한은행과 NH농협은행으로부터 가상계좌를 제공받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 10일 빗썸, 코빗, 이야랩스 등 거래소 3곳에 기존 가상계좌를 정리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내용의 공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NH농협은행도 기존 가상계좌에 입금을 막는 방안을 검토 중이란 소식에 신규자금 유입과 거래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빗썸·코빗·업비트 등 주요 거래소가 가입한 한국블록체인협회 준비위원회는 거래소 폐쇄와 가상계좌 서비스 철회 이야기가 나오는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내놨다. 준비위는 앞서 당국과의 조율로 자율규제안을 만들었다.

김진화 블록체인협회 준비위 공동대표는 "자율규제안에 따라 본인 확인을 강화한 입·출금 서비스를 1월 1일부터 해야 했다"며 "정부가 이렇게 하니 은행이 뒤로 물러났다"고 말했다.

이어 "어제 사태도 있었고 암호화폐 투자자 피해나 풍선효과, 지하화에 따른 영향은 당국이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