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제주4.3 행사 '불교위령제로'…광화문 광장서 "넋 달랜다"

2018-01-11 17:41
불교계 “만사지탄, 4․3해결 위해 적극 나설 것”

왼쪽부터 4.3유족회 이상언 전 청년회장, 김창범 청년회장, 제주4.3 제70주년 범국민위원회 허상수 공동대표, 진각 사회부장 스님, 김영주 범국민위 상임공동대표, 설정스님, 양윤경 4.3유족회장, 허운 주지스님, 박용현님, 양성주 유족회 사무처장, 박진우 범국민위 사무처장 [사진=제주4.3희생자유족회 제공]


올해 제주4.3 70주년 기념행사에 불교계도 나선다.

제주4.3 제70주년 범국민위원회와 제주4.3희생자유족회에 따르면 지난 10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4층 접견실에서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스님을 만나 제주4.3 제70주년 관련 협의를 진행했다.

이날 자리에서 총무원장 설정스님은 제주4.3에 불교계의 적극적인 참여 의사를 직접 밝혔으며, 특히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리는 올해 4.3 70주년에는 희생자에 대한 위령제를 불교계에서 적극적으로 추진키로 하는 데 협의됐다.

양윤경 4·3희생자유족회장은 설정스님에게 “제주에서 오는 4월3일에 열리는 70주년 추념식에 참석해줬으면 좋겠다”고 초청의 뜻을 전했다. 그러자 설정스님은 “별다른 일정이 없으면 추념식에 참석하겠다”고 화답했다.

그리고 현재 국회에서 발의된 제주4·3특별법 개정안 통과에 도움을 요청했다

설정스님은 “만시지탄(晩時之歎)이지만 4·3사건 문제해결에 적극적으로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피력했다.

4.3은 불교계 다수의 스님의 목숨을 앗아갔다. 3만여 명 이상의 제주도민들의 희생과 함께 16명의 스님들이 토벌대에 의해 총살을 당했고, 또한 수장을 당한 경우도 있는 등 많은 스님들이 희생되었고, 제주에 있는 사찰 가운데 1곳를 제외하고 모두 불타기도 했다.

이에 대해 설정스님은 “무참히 희생된 4·3사건 피해자와 유족들에게 위로의 말을 건넨다”며 “이제라도 4·3사건의 진실이 밝혀지는 것 같아 다행스럽다. 그동안 여기 계신 여러분들이 애쓰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희생자유족회와 범국민위원회가 일을 잘 추진해서 구천에 떠도는 힘들고 외로운 피해자 영혼들을 달래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날 협의에서는 4.3 69주년까지 추념 행사가 제주에서만 진행이 됐으나, 70주년은 제주와 함께 광화문광장에서도 진행되는데 희생자들에 대한 위령제를 불교계에서 적극적으로 추진키로 했으며 진실 규명을 위해 불교계가 앞장설 것을 약속했다.

한편 이날 불교계에서는 총무원의 총무원장인 설정스님과 제23교구본사 관음사 주지 허운스님, 사회부장 진각스님이 참석했다. 제주4,3희생자유족회에서는 양윤경 회장, 김창범 유족청년회장, 이상언 전직 유족청년회장, 양성주 유족회 사무처장, 제주4.3 제70주년 범국민위원회는 김영주 목사(상임공동대표, 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허상수 박사(공동대표), 박진우 교수(사무처장, 경기대) 등이 자리를 함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