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고용한파가 몰아닥쳤다. 최저임금이 시급 7530원으로 전년(6470원) 대비 16.4% 오르면서다.

근로자 입장에서는 주 40시간 기준 월급이 157만3770원으로, 지난해보다 22만1540원 더 받게 됐다. 반대로 사업주는 그만큼 인건비 부담이 커졌다.

1일 중소기업계에 따르면, 올해 중소기업이 부담해야 할 인건비는 작년보다 15조2000억원 증가할 것으로 추산됐다.

때문에 중소기업을 비롯, 영세 사업장들은 벌써부터 직원 수를 줄이고 있다. 이미 절반 이상 감원한 곳도 적지 않다는 후문이다. 특히 경비 등 고령층 근로자 태반이 일자리를 잃었거나 실직 위기에 놓였다.

인건비 부담에 올해 신규채용 계획은 거의 전무한 실정이다. 최근 중기중앙회가 중소기업 30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기업 10곳 중 4곳(41.3%)이 '채용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미정'인 곳도 40.6%에 달했다.

감원된 빈 자리를 기계로 대체한 곳도 수두룩했다. 한 건설업체는 지난해 장비 5대를 8대로 늘렸고, 올해 10대를 확보하기로 했다. 자동화 설비를 갖춘 공장, 무인 점포 수도 급증하고 있는 실정이다.

외국인 노동자들이 밀집한 안산 반월공단내 사업주들의 발등에도 불이 떨어졌다. 외국인도 내국인과 똑같이 최저임금 인상 적용을 받으며, 인건비 부담이 눈덩이처럼 커졌기 때문이다.

3D 업종을 꺼려하는 국내 근로자를 대신해 외국인을 대거 채용했지만, 이제는 이들을 본국으로 돌려보내야 할 판이다.

공단내 한 사업주는 "설마했던 일이 현실이 됐다"며 "구인난에 경영난까지 겹쳐 최악의 경우로 사업을 접을 것까지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급격히 오른 최저임금은 가족끼리 결속력을 다지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가족단위의 사업장이 속속 생겨나면서부터다. 이들은 차선책으로 직원을 최소화하되, 인건비 부담이 덜한 가족 위주로 영업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직원 수 30명 미만 영세기업에 근로자 1인당 월 최대 13만원을 지원하는 '일자리 안정자금'을 마련했다.

총 2조9707억원이 편성된 일자리 안정자금은 2일 접수 받기 시작해 2월부터 지급된다. 하지만 일자리 안정자금을 모른다는 기업이 대다수인데다, 자격 요건이나 신청절차가 복잡하다는 이유로 꺼려하는 기업도 많은 실정이다.

모 업체 대표는 "(최저임금을) 감당할 수 없는 수준으로 올려놓고, 국민 세금으로 지원한다는 게 말이 되는 소리냐"라며 "지원도 올 한해 한시적으로 한다고 들었는데, 이후에는 어떻게 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