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호의 시시각각(時時刻刻)] 다사다난한 한 해를 보내고, 평창 동계올림픽 해를 맞이하며

2017-12-28 16:30

김진호 아주경제 아세아연구소장·단국대 교수

한반도 정세가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한반도에 전운이 일고 있다는 풍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위터와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로버트 넬러 해병대 사령관 등 미국 내 주요 인사들의 한반도 전운설 관련 언급뿐만 아니라 한반도 전쟁 가능성을 높이는 북·미 양측의 도발성 발언을 자제해달라는 중국 외교부의 성명에서도 찾을 수 있다.

지난 22일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북한의 제6차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 발사에 대응해 채택한 '대북제재 결의안 2397호'는 한반도 주변의 국제관계가 요동치고 있음을 말한다.

최근 강한 대북제재와 더불어 북한 군인과 주민이 공동경비구역(JSA)과 비무장지대를 넘어 귀순해오고 있는 상황에서도 북한 김정은 정권은 자신의 길을 주장하고 있고, 한국은 국가 정상들과 릴레이 회담을 통해 평화를 강조하며 평창 동계올림픽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1년간 한·미, 한·중 등 수많은 정상회담이 진행됐고, 북한의 핵도발과 이에 따르는 유엔 안보리의 제재도 계속 반복되고 있다. 또한 한·미, 한·중 관계에서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모순’은 한·미 동맹 강화와 한·중 사드 봉합이라는 문제로 우리를 더욱 어지럽게 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현재 한반도의 현실을 보여주는 단면일 것이다.

지난 11월 트럼프의 아시아 순방과 미·중 정상회담으로 조성된 미·중 간 화해분위기는 미국의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적대전략으로 긴장을 다시 고조시키고 있고, 한국 정부는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에 강경한 발언을 하는 북한을 코앞에 두고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평화의 제전으로 만들려 노력하고 있다.

올해 한국은 촛불집회에 이어 3월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결정과 5월 조기 대통령 선거로 새로운 문재인 정부를 만들어냈다. 새 정부는 미국과 중국의 대립과 북한의 도발이라는 환경에서 한·미, 한·중 관계의 이중주곡에 화성을 맞춤과 동시에 북한을 자극하지 않는 선에서 산적한 국내 문제도 해결해야 했다.

문재인 정부는 지지자들의 의지를 받아들여 개혁에 힘을 가하는 동시에 동북아 국제관계에서 북핵 문제를 해결을 위한 한·미 동맹과 한·중 관계를 개선하고 남·북 관계의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그리고 한국의 국내정치는 여당과 야당의 당략이 민심에 귀 기울이며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동북아 국제관계의 불안정 속에서 정부와 정당의 민심에 대한 관심이 법치와 행정 효율제고로 국민을 위한 정치로 나타나길 기대해 본다.

지난 1년 동안 동북아 불안 정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국내에서는 지진 등 사회 안전사고가 끊임없이 발생했다. 성탄절 연휴에 닥친 매서운 추위와 변덕스런 날씨는 여행객들의 발목을 붙잡기도 했다.  

2017년 한 해가 지나가고 있다. 잘된 친구들을 축하해 주고, 어려운 친구들에게 마음의 정과 위로를 나눠주지 못하는 등 주눅 들어 경계하며 연말연시를 지내고 있는 것이 못내 아쉽다.

친구들을 만나 뜨거운 정을 나누던 과거의 연말연시와 달리 현재는 연말정산을 준비하며 가계 경제 걱정으로 힘들어 하고, 청년들이 취업 스펙을 위한 학점에 마음을 조아린다. 희망이 있어야 하는 사회와 국가 그리고 국제사회가 우리에게 이제 부담의 현장이 됐다. 각자 자신과 가족을 돌보기에도 힘들어졌다.

남들보다 조금 더 여유 있다는 것도 본인 노력의 결과라는 객관적 만족이 아니라 남들과 그 어려움을 나누지 못하는 마음의 부담으로 남아버린다.

이런 시기에 메시아(Masiah, 성서에서 구세주를 가리키는 말)는 누구일까? 진짜 산타클로스는 누구일까? 누가 우리에게 기쁨과 행복을 줄 수 있을까? 기다림의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2017년 송구영신의 시간, 정말 너무 많은 일들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가고 있다. 1년이 아니라 10년에 나타날 일들이 짧은 시간에 지나가고 있는 것 같다.

국내 정치사회의 변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국 우선 정책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신(新)시대 정치 그리고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장기집권과 전쟁 가능 국가로의 변화 등. 이 가운데 올해 세계 언론의 중심에 있던 인물은 북한의 김정은이다.

미국 대통령과 같이 스크린에 등장하며 시 주석이 말하는 동북아 국제안보에 메인으로 언급되고, 유엔 안보리 회의의 주인공으로 나타나는 김정은.

그가 정말 어떤 사람인지 알고 싶다. 핵·경제 병진노선을 주장하며 인민을 배부르게 하려고 한다는 그는 왜 국제사회에 대립각을 세우고 주변을 위협하며 벼랑 끝 전술을 펼치고 있을까? 세계 지도자들이 평화와 발전을 주장하면서 국익에 우선을 둔다면, 김정은은 평화와 발전을 위해 핵개발에 중점을 두는 것인지, 백두혈통의 정치업적을 위해 헌신하고 있는 것인지 아리송하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 얼마 남지 않았다. 그리고 2018년 새해와 민족 대명절인 설날도 맞이해야 한다. 설을 한자로 춘절(春節)이라고 하듯이 설은 봄기운이 시작되는 명절이다.

내년 봄에 동북아 국제관계가 화해 분위기로 바뀌어 갈 것인지,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관계가 형성될 수 있을지, 남·북 교류와 이산가족 상봉이 이뤄질 수 있을지, 그리고 국민들의 마음에 너와 나가 아닌 우리가 될 수 있는 사회 분위기가 만들어질 수 있을지 기대해 본다.

한반도 위기 속에서도 한국에서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 열린다. 평창 동계올림픽도 국민이 우선이 되는 세계인들의 축제로 올림픽 정신이 표현돼야 한다. 즉 고대 그리스의 평화와 인간중심 정치의 연장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세계인들의 축제에 한국과 주변국들의 정치적 목적이 없었으면 한다. 그리고 북한 김정은 정부도 이 올림픽 정신을 존중하며 UN 회원국의 일원으로 세계평화를 위한 행사에 동참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 생각한다.

2018년 새해가 밝아오고 있다. 세계인이 우선인 평화의 올림픽이 우리 국민과 세계인을 연결해줬으면 한다. 그리고 북한의 지도부와 주민들도 그 함성을 같이 듣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