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바람직한 온라인 상생의 길
2017-12-26 08:00
-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
대형 포털과 배달앱 등 신종 O2O 등의 온라인 광고료로 인한 소상공인들의 원성이 드높아지고 있다.
최근 국회에서 열린 온라인 포털 관련 간담회에서 이 문제가 집중 조명된 바 있다. 간담회에서 공개된 중소벤처기업부의 ‘온라인 포털관련 소상공인 실태조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네이버 등 온라인 포털의 경우, 키워드 입찰 방식으로 광고비가 결정되는 구조로, 키워드 상단노출을 위해 소상공인들은 일 4만~5만원에서 수십만원까지 지불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배달앱 등 신종 O2O서비스로 인한 소상공인 부담도 날로 심각해지는 상황이다. 최근 시장 지배적 배달앱 업체에 의해 확산되고 있는 상단노출식 광고의 경우, 역시 입찰식으로 결정돼 홍대와 같은 밀집상권은 월 광고비만 수백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소상공인들에게는 큰 부담이 되고 있는 것이다. 배달업체들은 기본적으로 몇가지 배달앱을 쓰는데다, 대형포털의 키워드 광고까지 이용하니 온라인 광고료만 한달에 수백만원을 지출하고 있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
소상공인들은 신문, TV 광고 등을 할 수 없어 한정된 지역 주민에게 노출되는 인터넷 포털 키워드 광고, 배달앱 등 신종 O2O에 대한 의존이 매우 높은 실정이다.
네이버 등 대형포털의 트레이드 마크처럼 되어버린 키워드 검색광고의 경우, 업주들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광고비가 키워드 당 수백만, 수천만원을 호가하고 있다. 한마디로 ‘부르는게 값’인 베팅식 광고기법을 통해 업주들의 무한경쟁을 부추기는 대형포털과 신종 O2O의 행태가 우리 경제의 근간인 소상공인 경제의 생태계를 뒤흔들고 있는 것이다.
주 소비층인 소상공인들의 이러한 ‘아우성’에 배달앱 등 신종 O2O 업체들은 광고료 대비 ‘광고 효과’만을 강조하며 항변하고 있다. 베팅식 광고기법으로 날로 높아져만 가는 온라인 광고료에 대한 정당한 문제제기마저 ‘스타트업 기업에 대한 공격’이라며 날을 세우고 있는 형편이다.
빠르게 돌아가는 인터넷 시대에서, 신종 플랫폼을 어렵게 구축해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층을 끌어모으고 시장점유율을 높이려는 것은 기업의 당연한 생리이기도 하다.
그러나 신종 플랫폼 자체가 블루오션이다 보니 선점효과가 크게 작용할 수밖에 없어, 손쉬운 독과점이 이뤄지고, 이로 인한 독과점의 폐해가 필연적으로 발생된다는 측면을 지적하는 것 또한, 주 소비층과 그를 대변하는 법정경제단체의 본연의 임무임을 강조해 두고자 한다.
대형 포털에게 그랬던 것처럼, 망연히 앉아서 종속되는 상황을 두고 볼 수만은 없는 일이다.
이 평행선과 같은 서로 간의 간극은 주 소비층인 소상공인들이 납득할 수 있는 ‘공정 가격’이 형성된다면 크게 줄여나갈 수 있을 것이다. 온라인 기반 플랫폼과 소상공인 또한 결국 상호 공존이 밑바탕이 되어 사업을 이어가고 있는 것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온라인 기반 플랫폼 기업들은 소상공인들을 사업 수단으로만 여길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사업 파트너로서 존중하면서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 공정가격 확립을 위한 사회적 협의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소상공인들에게 손을 내미는 자세를 보인다면, 소상공인들 또한 온라인 기반 플랫폼에 대한 신뢰를 통해 진정한 상생과 동반성장이 가능해질 것이다.
“큰 기업이 항상 존경받는 기업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존경받는 기업은 반드시 큰 기업이 될 수 있다”는 교훈을 오늘날 소상공인 상대 플랫폼 기업들이 깨닫기를 바라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