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 날씨, 키워드는 그레이+초미세먼지+에어포칼립스

2017-12-24 13:31
비와 먼지가 덮친 그레이 성탄이브…내일은 좀 나아진다는데

성탄절 이브, 수도권엔 비가 뿌렸다. 그냥 비가 아니라 '나쁨' 수준의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가 가득한 '불편한 강우'였다. 가족 외출이나 모임, 데이트를 꿈꾸던 사람들의 인상도 날씨만큼 찌푸려진 느낌이다. 특히 외국발 초미세먼지의 습격은 우려를 더 하는 게 사실이다. 날씨예보와 미세먼지 상황을 찬찬히 들여다 보자.

# 그레이 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한반도 서쪽에서 시작된 비와 눈이 오전 사이 전국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민간기상업체 케이웨더가 밝혔다. 전국의 예상 강수량(24일)은 5~20mm 정도다. 대부분 저녁 무렵 그치겠지만 남해안, 제주도, 울릉도와 독도에선 내일도 10~40mm의 비가 더 올 것이라고 한다. 강원영서와 경기동부에는 눈이 오고 있다. (1~5cm 예상된다). 강원산간과 울릉도, 독도에는 성탄절인 내일 3~8cm의 눈이 더 내릴 것으로 보여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예상된다. 낮 최고기온은 서울, 대전 6℃, 속초 7℃, 대구 8℃, 광주 12℃. 전날보다 낮은 편이지만 평년수준보다는 높다.

#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의 습격

비가 오는 날이면 미세먼지에서 해방될 거라는 생각은 좀 접어둬야할 판이다. 전국에서 눈비 뿌린 날이지만 서울과 경기, 강원 영서는 하루 종일 미세먼지 농도 '나쁨'이 예고되고 있다. 인천·충청권·광주·전북·영남권은 오전 동안 '나쁨'이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이렇게 설명한다. "대기가 꽉 막힌 듯 움직이지 않고 있어서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졌다. 하지만 비가 내리고 나면 낮엔 다소 낮아질 수 있다. 다만 중서부 지역은 밤중에 국외에서 미세먼지가 유입될 가능성이 있어서 농도가 다소 높을 수 있다."
 

안개와 미세먼지로 인해 가시거리가 짧은 것에 더해 비까지 내린 24일 관광객과 시민들이 우산을 쓰고 서울 광화문광장을 걷고 있다.[사진 = 연합뉴스]



# 다시 떠오르는 에어포칼립스

에어포칼립스란 말이 처음 나온 것은 4년전인 2013년이었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가 중국 베이징의 대기오염 사태를 언급하면서 쓴 표현이었다. Air(대기)+apocalypse(대재앙)의 합성어다.  2013년 1월 11일 베이징에선 초미세먼지 농도가 세계보건기구 기준치의 40배까지 치솟는 일이 일어났다. 이로부터 살인스모그라는 무시무시한 오명이 생겨나기도 했다. 그해 7월 중국 당국이 자체 조사해 발표한 바에 따르면 중국 스모그는 영향권이 넓고 오래 지속되며 농도가 짙은 특징이 있다. 중국 영토의 4분의 1 지역에서 스모그가 생겨나고 중국 인구의 절반에 가까운 6억명이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스모그 때문에 중국을 이탈하는 외국 기업도 늘어나 비상이 걸렸다. 

그해 9월 중국은 대기 오염 개선을 위해 석탄 사용 축소와 차량수 제한, 오염물질 공장 폐쇄와 같은 강력한 조치를 취했다. 그러나 산업의 팽창에 따라 오염의 증가 또한 불가피해졌다. 중국이 전기차에 올인하겠다는 정책을 세운 것도 이런 고민의 연장선에 있다.

성탄절 부근을 덮친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는 우리나라 또한 여전히 대기질의 불안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사실을 떠올리게 했다. 대중 관계에 있어서도 이 문제와 관련한 현실적인 조율과 협상이 긴요해졌지만, 다른 문제들에 밀려 국민들에게 마스크만 권하고 있는 상황이 된 게 아닌가 싶다.